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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귀를 찢는 듯한 폭발음이 뒤에서 울려 퍼지며 땅바닥마저 함께 흔들리는 듯했다. 거대한 불기둥이 치솟으며 그 화려했던 별장은 완전히 삼켜져 산산이 조각났다. 이하린은 뒤돌아보지 않고 차가운 차창에 몸을 기댄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 한편, 김재현은 전화를 끊은 뒤 곧바로 전원을 끄고 휴대폰을 아무렇게나 테이블 위에 올려둔 채 몸을 돌려 침실로 들어갔다. 강한별은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 있었다. 얼굴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지만 눈빛을 반짝이며 그를 올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애틋하게 느껴졌다. “재현아, 내가 너무 제멋대로였지? 또 이런 선택을 하게 해서 많이 힘들었을 거야.” 그녀는 부드럽게 그를 불렀다. 김재현은 다가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목소리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온화하고 인내심이 담겨 있었다. “괜찮아. 그냥 화재일 뿐이야. 별장에는 자동 경보 시스템도 있고 가사 도우미들도 있어. 하린이는 괜찮을 거야.” 강한별은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그의 품으로 파고들어 허리를 끌어안았다. 목소리는 낮고 답답했지만 어딘가 안도한 듯 가벼웠다. “재현아, 미안해. 내가 너무 오래 테스트를 이어 왔어. 널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고... 이하린도...” 그녀는 적당한 타이밍에 말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눈물이 딱 알맞게 흘러내렸다. “난 그저 확인하고 싶었어. 무슨 일이 있어도, 누구 앞에 서 있어도, 너의 첫 번째 선택은 언제나 나라는 걸.” 김재현은 눈물에 젖은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것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던 이하린의 절망에 잠긴 힘없는 한마디였다. “살려줘...” 그러나 그 기억은 곧 강한별의 눈물과 나른함에 씻기듯 사라졌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눈물을 닦아 주며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늘 너였어.” 강한별은 울음을 멈추고 웃더니 그를 꽉 끌어안으며 그가 오래도록 기다려 왔던 그 말을 마침내 꺼냈다. “재현아, 테스트는 끝났어. 나 너랑 결혼할게.” 김재현의 몸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미세하게 떨렸다. 이내,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는 거대한 만족감이 밀려와 가슴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찜찜함마저 쓸어냈다. 그는 팔에 힘을 주어 그녀를 더 깊이 끌어안고 턱을 그녀의 정수리에 얹은 채 낮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 바로 결혼 준비를 시작하자. 내가 세상에서 가장 성대한 결혼식을 해 줄게.” 그날 밤, 그는 진정한 사랑 곁에서 평온하게 시간을 보냈다. 휴대폰을 켜지 않았고, 그 사소한 화재의 결과를 확인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비치자 그는 곧바로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결혼 준비를 지시하려다가 그제야 비로소 이하린이 떠올랐다. 테스트는 완벽히 끝났으니 그녀라는 도구도 이제 보상을 받고 완전히 정리되어야 했다. 그는 별장으로 가서 그녀가 몇 생을 살아도 부족하지 않을 금액의 수표를 건넨 후 자신의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할 생각이었다. 김재현은 직접 운전해 별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별장에 가까워졌을 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폐허와 소방차, 경찰차, 사람들로 가득 찬 현장뿐이었다. 김재현의 심장이 이유 없이 철렁 내려앉으며 불길한 예감이 순식간에 고개를 쳐들었다. 그는 차 문을 벌컥 열고 지나가는 사람 하나를 붙잡았다. “무슨 일이지?” “김... 김 대표님...” 가사 도우미의 얼굴은 창백했다. “별장이... 폭발했습니다...” 김재현은 멍하니 되물었다. “폭발? 이하린은?!” “아직 안에... 구조대가 수색 중입니다...” ‘아직 찾는 중...’ 김재현은 고개를 홱 돌려 연기가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잿더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가슴속 불안이 잡초처럼 미친 듯이 자라났다. 그가 막 안으로 뛰어들려는 순간, 구조대원 몇 명이 한 구의 시신을 들것에 실어 천천히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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