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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소방대원들이 옮긴 시신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려 새까만 뼈만 남아 있었다. 손목뼈에는 불에 타 찌그러졌지만 여전히 알아볼 수 있는 팔찌 하나가 걸려 있었다. 김재현은 그 팔찌를 알아보았다. 3년 전, 이하린의 생일에 그가 직접 디자인해 주문 제작하고 손수 그녀의 손목에 채워 준 것이었다. 안쪽에는 두 사람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 그때 그는 그녀를 안고 귓가에 이렇게 속삭였다. “H는 하린의 H, J는 재현의 J, 우린 영원히 함께야.” [국과수의 1차 감정 결과: 여성, 신체 조건은 이하린과 일치.] 사인은 연기 흡입에 의한 손상과 폭발 충격의 복합 작용이었다. 김재현은 하얀 천으로 덮인 들것 앞에 서서 온몸이 굳어 버렸다. 언제부터인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머리와 어깨가 흠뻑 젖었지만 그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는 천 아래 흐릿한 윤곽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며 몇 번이나 손을 들어 천을 걷어 보려 했지만 막 닿으려는 순간마다 거칠게 다시 거두어들였다. 그는 감히 볼 수 없었다. 경찰이 불에 타 찌그러진 철제 상자 하나를 건넸다. “김 대표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폐허 속에서 발견된 건데 아마도 이하린 씨의 소지품인 것 같습니다.” 김재현은 상자를 받아 들었다. 손이 미세하게 떨린 채 그것을 열었다. 안에는 타다 남은 잔해들이 들어 있었다. 서로 들러붙은 콘서트 티켓 반쪽은 그가 그녀와 함께 본 첫 공연의 흔적이었다. 그을린 손글씨 카드 한 장도 함께였다. [하린아, 생일 축하해.] 출장 중 아무 생각 없이 사 온 반지를 그녀는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진 한 장이 있었다. 그가 책상에 엎드려 잠든 모습을 그녀가 몰래 찍은 사진이었다. 가장자리는 그녀의 손길로 닳아 있었고, 지금은 누렇게 타서 한 귀퉁이만 남아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 묶음의 설계 도면이 있었는데 강한별이 ‘표절’했다던 그 원본이었다. 김재현의 시선은 종이 뒷면의 아주 작은 글씨에 꽂혔다. 단정하고 가느다란 필체로 쓴 글이었다.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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