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화
서연주도 조용히 조기현을 바라보며 우아한 태도를 유지했다.
조기현은 서연주를 힐끔 보고는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오후 3시에 화창 그룹의 한 대표님과 회담이 있다는 걸 알려드리려고요.”
유태진은 아무런 동요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서연주가 그 뒤를 따랐다.
조기현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민 끝에 입을 다물기로 했다.
어차피 서연주가 있는 자리에서 박은영을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았다.
게다가, 조기현은 지난 몇 년간 유태진이 박은주의 산소에 한 번도 찾아간 적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삼 년 기일도 별다른 것 없다고 생각했고, 설령 그가 보고한다고 해도 유태진이 참석할 가능성은 희박할 거로 생각했다.
조기현은 박은영 때문에 유태진과 서연주의 분위기를 망치는 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조기현의 이런 고민을 박은영은 알 턱이 없었다.
저녁 퇴근 후, 그녀는 요양원으로 향했다.
오늘 나혜주가 박태욱을 위해 직접 요리를 해오셨는데, 마침 같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항암 치료를 받은 탓에 입맛이 없었던 박태욱은 음식은 별로 먹지는 않았지만, 박은영과 나혜주에게 새 병실에 대한 소감을 기분 좋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병원에서 더 나은 간호사를 배정해 주었고, 주간과 야간으로 나뉘어 교대로 근무한다는 설명이었다.
예전보다 훨씬 체계적인 서비스에 박은영은 약간 놀란 기색이었다.
모든 게 VIP 병실에 포함된 서비스인지, 아니면 유태진이 특별히 배려한 건지 확신할 수 없었다.
원칙적으로 이런 최상급 병원에서는 모든 서비스가 별도로 청구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설마 유태진이 지시한 걸까?’
“돈 많이 들었지?”
나혜주가 박은영을 돌아보며 말했다.
“너 새로 직장 구한 지도 얼마 안 됐잖아. 이렇게 돈 쓸 필요 없어.”
나혜주는 자신과 박태욱을 위해 많은 걸 감당해야만 했던 박은영이 안쓰러웠다.
박은영은 정신을 가다듬고 병실을 바꾸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비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만약 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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