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조기현이 재빨리 알아차리고 말했다.
“대표님, 오늘 박 팀장님 안 올라오셨습니다.”
다시 말해 아예 점심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유태진이 실눈을 뜨고 생각에 잠긴 걸 본 조기현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홍보팀에 물어봤는데 박 팀장님이 퇴사하셨대요. 그래서 오늘 출근도 안 하셨고요. 대표님, 박 팀장님이 혹시 대표님께 삐치신 건가요?”
예전에는 박은영이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매일같이 점심을 갖다 줬지만 유태진은 거의 손도 대지 않았고 가끔 그에게 처리하라고 시켰었다.
‘퇴사?’
사실 유태진은 박은영이 퇴사하겠다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고액 연봉의 직장이 그녀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이제 곧 정신을 차리겠지.’
유태진은 무심하게 코웃음을 치면서 휴대폰을 열었다. 한참 밑으로 내려가서야 박은영의 카톡을 찾아냈는데 일주일 전에 그녀가 보낸 메시지에서 멈춰 있었다.
[밥은 집에 와서 먹을래요?]
박은영과 함께 병원에 가지 않았던 날부터, 그리고 그가 서연주를 위해 생일 파티를 해준 후부터 그녀는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박 팀장님이 밀당 중인 것 같습니다.”
조기현은 여자들의 수법이 뻔하다면서 경멸 섞인 표정을 지었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꼬리를 내리고 돌아올 거예요.”
‘대표님의 관심을 끌고 싶어서 이러는 거잖아. 근데 대표님이 신경이나 쓸까?’
유태진은 박은영의 프로필 사진을 잠시 보다가 휴대폰을 덮고 일어섰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레스토랑 예약해. 연주랑 저녁 먹어야겠어.”
그러고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하늘이랑 정한이 오늘 지현서 대표를 만나러 갔지?”
조기현이 대답했다.
“네. 혹시 지시할 게 있으십니까?”
그는 긴 다리를 뻗어 밖으로 걸어 나가며 말했다.
“두 사람한테 연주가 얼굴을 비출 수 있게 다리 좀 놔달라고 해.”
그 말에 조기현은 예상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대표님이 신경 쓰는 사람은 서연주 씨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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