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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박은영이 고개를 돌리자마자 유태진의 어두운 눈빛과 마주쳤다. 그의 가늘고 긴 손가락 사이에 반으로 접힌 진단서가 쥐어져 있었다. 그녀는 심장이 쪼이는 듯한 느낌에 순간 이성을 잃고 진단서를 빼앗았다. “봤어요?” 유태진이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왜 그렇게 긴장해?” 오는 길에 박은영의 주머니에서 떨어진 걸 보고 무심코 줍기만 했을 뿐 아직 보지는 못했다. “긴장하긴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대표님.” 박은영은 그제야 약간 안심하며 평정을 되찾았다. 유태진이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보며 말했다. “박은영, 요즘 자꾸 날 대표님이라 부르네?” 그녀는 진단서를 다시 가방 안쪽에 집어넣었다. “나한테 볼 일이 있어요?” 지난번에 서연주가 이 일에 대해 언급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게다가 곧 이혼할 사이라 대표님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절했다. “어디 아파?” 유태진은 그 일에 대해 더 캐묻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보았다. 그야말로 드물게 보인 관심이었다. 하지만 박은영은 그가 정말로 걱정해서 이러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특히 조금 전 감기에 걸린 서연주를 얼마나 걱정하는지 똑똑히 봤기 때문에 그의 이 한마디는 그저 형식적이었다. 다만 기본적인 예의를 차려야 해서 냉정하고 인정이 없는 유태진이라도 가끔은 진심이 전혀 담기지 않은 말을 하곤 했다. 예전에 그녀는 그의 가식적인 행동에 어리석게도 감동했었다. “별문제 아니에요. 병원에 온 김에 삼촌도 보려고요.” 박은영이 예의상 덤덤하게 대답했다. “연주가 아파.” 유태진이 갑자기 말했다. 그녀는 그를 쳐다보면서 뒷말을 기다렸다. 그는 얼굴에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내연녀 얘기를 아내에게 태연하게 하는 모습에 박은영은 어이가 없었다. “그날 연주가 비전 기업에 하수혁을 만나러 갔었는데 한 시간 넘게 방치되어 있다가 감기에 걸렸어.” 유태진은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이려다가 다시 집어넣었다. “대표님, 하고 싶은 얘기가 뭔가요?” 박은영은 그의 눈을 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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