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화
서연주의 말은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았지만 얼굴에는 냉기가 서려 있었고 아주 불만스러워 보였다.
심지어 박은영이 예의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별거 아닌 여자가 이곳에서 일하면서도 자기 주제를 모르다니.’
고개를 들어 서연주를 바라본 박은영도 싸늘한 얼굴로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그건 특별히 상기해줄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서연주 씨가 언젠가 유씨 가문 사모님이 된다면 그때 모두에게 호칭을 바꾸라고 알려주면 될 테니까.”
박은영의 평온한 말 속에 비꼬는 뜻이 담겨 있는 느낌에 미간을 찌푸린 서연주는 박은영이 자기에게 너무 과민반응하고 실례되는 행동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지우 또한 둘 사이의 묘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서연주가 명문대 출신에 유 대표님의 총애를 받는 인물이라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속으로는 오만할 거라는 걸 알았다.
박은영 또한 하수혁과 심가희의 태도를 보면 비전 기업에서 한자리 차지하고 있을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누구의 심기도 건드리면 안 되었기에 급히 중재자처럼 나섰다.
“괜찮아요. 어차피 오늘은 회사가 아니니 모두 편하게 불러도...”
눈빛이 여전히 담담한 박은영은 그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이때 심가희가 약간 웃음기 담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서연주 씨, 호칭이 그렇게 중요하면 예의상 은영이를 언니라고 불러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바깥에서 남자 덕을 보는 주제에 이렇게 난리를 치다니...’
박은영이 이혼을 했든 안 했든 서연주가 제3자라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니 ‘언니’라고 부르는 게 당연한 거 아닐까?
심가희의 눈에 비웃음이 가득했다.
서연주가 먼저 성질을 부렸으니 그녀의 말투를 따라 한 번 더 깊게 파고든 것뿐이었다.
이내 심가희의 뜻을 알아챈 서연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유태진이 다가왔다.
심가희의 말을 다 들은 듯 걸음을 잠시 멈추고 깊은 눈으로 심가희를 바라보았다.
그 말이 무엇을 은유하는지 바로 알아차렸다.
“유 대표님.”
강지우가 어색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