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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옆에 있던 박은영이 탄산수를 가져왔다. 모든 음료에는 어떤 맛인지 표시가 되어 있었고 대부분이 무알코올이어서 술을 피하려고 애쓸 필요가 전혀 없었다. 이 점에 박은영은 꽤 만족하는 것 같았다. 탄산수를 챙기고 돌아오는 길, 심가희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왜 전부 음료랑 주스뿐이야? 오늘 술은 준비되지 않은 거야?” 이 말을 들은 강지우는 뒤를 돌아 설명을 했다. “여러분, 잘 모르시겠지만 서연주 씨가 최근 새 회사 일로 바쁘다 보니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약을 먹고 몸조리 중이에요. 유 대표님께서 미리 리조트에 지시해 모두 무알코올 음료로 통일했습니다.” 박은영은 마치 모르는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듣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탄산수를 한 모금 마셨다. 진실을 알게 된 심가희는 즉시 냉소를 터뜨렸다. “유 대표님은 정말 좋은 남자네요. 한 사람을 위해 여기 있는 사람더러 맞추라고 하다니.” 속뜻을 알아채지 못한 강지우는 그저 장난으로 받아들이는 듯 웃으며 말했다. “유 대표님은 정말로 서연주 씨에게 자상하시죠. 여러분, 이해해 주세요. 어차피 술은 몸에 안 좋으니 하루쯤 안 마셔도 상관 없잖아요.” 이어서 강지우가 또 말을 이었다. “서연주 씨는 정말 바쁜 분이에요. 상양 컴퍼니에서 처리할 일도 많을 텐데 티젠 컴퍼니의 독자 개발 프로젝트도 일부러 시간을 내어 기술 지원을 하시더라고요. 뛰어난 사람이 너무 성실하게 일하다 보니 지쳐서 아프게 된 거죠. 그래서 유 대표님도 자연스럽게 걱정하고 아끼는 거고요.” 하수혁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받았다. “이렇게 사이가 좋은데 유 대표님과 서연주 씨는 아직 결혼할 생각이 없나 봐요?” 강지우가 즉시 웃으며 대답했다. “예전에 서연주 씨와 함께 일할 때 들은 말인데 지금은 사업과 개인의 성장에 집중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제 생각엔 서연주 씨만 결혼하겠다고 하면 유 대표님은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지 않을까 싶어요.” 남의 일처럼 듣고 있는 박은영은 아무런 동요도 하지 않았지만 심가희는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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