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5화
박은영은 원래 성격이 사교적인 편이 아니었기에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다시 비전 그룹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배서훈은 그녀가 깊이 생각할 때마다 미간을 찌푸리거나 손으로 이마를 꾹꾹 누르는 모습을 보며 소리 없이 웃었지만 굳이 방해하진 않았다.
이 자리에 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 잠시나마 조용함을 누릴 수 있었다.
반면 맞은편은 꽤 떠들썩했다.
무심코 시선을 돌리던 배서훈은 그곳에서 유태진과 서연주를 발견했다.
유태진은 그가 아는 얼굴이었다.
옆에 앉은 서연주에 대해 잠시 기억을 더듬던 그는 주도영의 약혼 파티에서 그녀를 마주친 적이 있다는 걸 떠올렸다.
서연주 역시 배서훈을 보고 시선이 잠깐 멈췄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가 먼저 인사했으니 배서훈도 가볍게 응답하고 다시 시선을 옆자리에 있는 박은영에게로 돌렸다.
서연주 또한 시선을 거두며 배서훈 앞에 놓인 명패를 흘끗 보았다.
사실, 조금 전 회의장 스태프가 명패를 바꿔놓는 걸 그녀는 보았다.
그 자리는 원래 배서훈의 자리가 아니라 갑자기 바뀐 것이다.
이런 공식 자리에서 좌석을 바꾸는 건 드문 일이기에 회의장 측에서 제안했을 리는 없었다.
아마도 배서훈 본인이 직접 요청했을 가능성이 컸다.
하필이면 그녀가 고개를 들면 바로 마주 보게 되는 자리였고 아직 사람이 앉지 않아 교체도 쉬웠을 것이다.
서연주는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돌리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다 손가락으로 펜을 빙글 돌리며 생각에 잠겼다.
‘이제는 다른 사람이 앉았으니 자리를 바꾸기도 애매하겠네.’
...
이내 참석자들이 거의 착석하자 회의가 정식으로 시작됐다.
박은영은 회의장 전면에서 진기철이 하태민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행사에 그가 직접 왔다는 건, 오늘 회의의 무게감을 방증하는 셈이었다.
회의는 신기술을 주제로 진행됐다.
국가 차원의 정책 방향과 수요, 그리고 군수 산업으로까지 확장 가능한 주요 발전 분야가 언급됐다.
박은영은 노트북에 회의 요약을 정리하며 현재의 핵심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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