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유태진은 시선을 거두고 젓가락을 내려놓은 다음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먼저 일어날게요. 계속 식사들 하세요.”
그러고는 박은영을 쳐다보지도 않고 위층으로 성큼성큼 올라갔다.
조금 전 박은영은 유태진의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긴 했지만 속셈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마음이 다소 초조해졌다.
‘대체 언제 할머니께 말씀드릴 생각인 거야?’
유나연이 옆에서 입을 삐죽 내밀었다.
“오빠가 입맛이 없다고 하니까 저도 그만 먹을래요.”
그러고는 게임하러 갔다.
박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밥을 먹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그건 그들의 일이기에 굳이 마음 쓸 필요가 없었다.
식사를 마친 후 이금희는 박은영의 손을 잡고 달리 방법이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은영아, 태진이 성격이 원래 저래. 네가 속상해하고 있다는 거 다 알아. 할머니는 무조건 네 편이고 태진이가 널 실망하게 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이금희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박은영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녀는 항상 박은영에게 잘해줬고 그들이 잘 지내기를 바라며 유태진의 마음을 잡는 데 많은 도움을 줬었다.
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었다.
그의 몸과 마음 모두 이미 다른 여자에게 가 있었고 그녀 또한 싫다는 사람에게 매달리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의 병은 시한폭탄과 같아서 누구에게도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할머니, 오늘 온 건 사실 할머니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예요.”
박은영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대표... 태진 씨랑 같이 내려와서 말씀드릴게요.”
그러고는 이금희의 따뜻한 눈길을 더는 마주할 수 없어 도망치듯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예전에 유태진과 함께 썼던 침실 문 앞에 도착한 후 예의를 갖춰 노크했다. 그와 솔직하게 이혼에 대해 얘기해야 했다.
그런데 안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박은영이 다시 한번 노크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대표님?”
안으로 두 걸음 들어가자 통유리창 앞에 그녀를 등지고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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