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넌 원래 집안도 변변찮고 학력도 평범한데 앞으로 태진이가 남들한테 와이프가 가정주부라고 말했으면 좋겠어?”
이효정의 말투에 저도 모르게 경멸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며느리를 무척이나 탐탁지 않아 했다.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집에 들이긴 했지만 항상 아들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반면 요즘 유태진과 가깝게 지내는 서연주는 내세울 만했다. 비록 출신이 유씨 가문과는 큰 차이가 있었지만 학력이 높아 박은영은 아예 비교도 안 되었다.
그녀의 생각을 알아차린 박은영이 차분하게 말했다.
“어머님이 하시는 그 걱정 곧 사라질 거예요.”
그러자 이효정이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뜻이야?”
박은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문밖에서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
훤칠한 키의 유태진이 거실에 나타나더니 안의 상황을 쭉 훑어보았다. 지난 3년 동안 어머니가 박은영을 구박하는 걸 못 본 건 아니지만 박은영은 매번 짜증도 내지 않고 늘 고분고분했다.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 않은데 굳이 간섭할 필요가 있을까?
“일이 좀 있어서 늦었습니다.”
그는 박은영을 힐끗 쳐다본 후 그녀 옆에 섰다.
“할머니, 왜 기분이 안 좋으세요?”
유태진이 옆으로 다가왔을 때 그녀는 그의 몸에서 풍기는 여성용 향수 냄새를 맡았다.
화이트 머스크 향이었는데 서연주에게서 나던 냄새였다...
몸에 짙게 배어 있는 걸 보면 서로 친밀하게 오랫동안 함께 있었던 게 분명했다.
이금희가 유태진의 튼실한 팔을 툭 쳤다.
“오긴 왔네? 대체 무슨 급한 일이길래 이렇게 늦었어?”
유태진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
“배고픈데 먼저 식사할까요?”
그가 들어온 바람에 할 말을 채 하지 못했던 이효정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면서 박은영을 쳐다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입맛이 없으니 너희끼리 먹어.”
이금희도 이효정이 박은영을 탐탁지 않아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더는 신경 쓰지 않고 주방으로 가자고 손짓했다.
그때 집으로 돌아온 유나연은 박은영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신난 얼굴로 유태진의 옆에 앉았다.
일부러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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