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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박은영은 지난번 권씨 가문 전시회에서 원래 허윤정의 그림을 사서 엄마의 그림과 감정 비교를 해보려 했었다. 하지만 그때 유태진이 가로막아 버렸다. 그는 박은영에게 그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유태진은 허윤정과 서연주를 스포트라이트 한가운데 세우고 온갖 영광을 덧씌워 주고 있었다. ‘이 전시회는 처음부터 계획된 일이었을까? 아니면 지난번에 내가 서연주에게 한 겁주기에 대한 불쾌함을 이렇게 되갚는 걸까?’ 박은영은 초대장을 그대로 찢어 버렸다. 그리고 쓰레기통에 던졌다. “수혁 오빠, 먼저 시스템 프로그래밍부터 해요.” 박은영은 이 일로 감정을 소모할 생각이 없었다. 지금 당장 막거나 바꿀 수 없는 일에 마음을 쓰는 건, 화만 더 쌓일 뿐 아무 의미가 없다. 그녀는 허윤정의 예술가 후광을 벗겨내는 상상을 한 적이 없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유일한 기회마저 유태진의 강압적인 개입으로 무산됐었다. 하수혁은 곁눈질로 박은영을 보았다. 그저 곁에서 지켜보는 입장이어도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박은영은 더 이상 창밖을 보지 않았다. 그저 고개 숙여 묵묵히 손에 쥔 일을 이어갔다. 그녀는 어떤 일에도 자신의 걸음을 늦출 생각은 없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 무렵, 박은영은 오후 내내 작성한 비행 제어 시스템 코드를 지남준 팀과 한 번 더 검토했다. 박은영이 무심코 고개를 들자 여전히 맞은편 예술 건물의 화려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엔 아무 기색도 드러나지 않았다. 퇴근 후, 박은영이 차를 몰기 귀찮다고 하자 심가희가 자진해서 운전하겠다고 했다. 박은영은 길가에서 심가희를 기다렸다.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나혜주에게 저녁을 같이 먹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빵빵! 길가에서 경적이 울렸다. 고개를 들자 멀지 않은 레스토랑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한가운데엔 취재진도 있었고 낯익은 기업 대표들도 여럿 보였다. 그 무리 속에서 서연주와 허윤정은 사람들의 온갖 찬사를 받으며 걸어 나오고 있었고 그 옆엔 유태진, 정하늘, 심해준 등이 나란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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