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0화
박은영의 목소리는 충분히 차분했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하고 차가웠다. 화가 났다 해도 결코 히스테릭하게 굴지 않았다. 그 서늘하고 절제된 태도는 오히려 사람의 마음을 압박했다.
그녀의 눈빛은 마치 얼음처럼 차갑게 빛나며 앞에 서 있는 유태진을 똑바로 꿰뚫었다.
마치 서연주와 허윤정 모녀를 문제의 중심에 두는 것조차 아까운 듯했다.
그들과 크게 다툴 필요도 없었다.
왜냐하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상대의 눈치를 보며 행동하는 법이라는 걸 그녀는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태진이 아무 말 없이 방임해 준 덕분에 허윤정은 지금처럼 굴 수 있었다.
비록 유태진은 입을 열지 않았지만 그들에게는 누구보다도 든든한 뒷배였다.
그래서 박은영은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려는 것이다.
유태진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그 평온한 표정 속에는 수년간 길러진 무심함이 깔려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연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입술을 꾹 다물고 비웃음이 담긴 눈길을 보냈다.
“박은영 씨, 기본적인 예의도 없어요?”
‘대체 왜 갑자기 와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
허윤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이내 박은영이 정말 사소한 일로 일을 키운다고 생각하는 듯, 약간은 불만 섞인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케이크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준 거야. 아마 실수로 잘못 전달됐을 수도 있지. 그걸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박은영의 눈빛에 비웃음이 스쳤다.
‘이제는 이게 다 내 잘못이라는 건가?’
그녀의 입꼬리가 차갑게 휘어졌다.
“실수라면 저도 실수로 서연주 씨가 어떤 사람인지 살짝 흘려도 되겠네요?”
허윤정의 표정이 완전히 굳어졌고 눈빛은 차가웠다.
서연주도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
그녀 역시 박은영이 이렇게까지 물러설 틈 없이 몰아붙이는 건 처음 봤다.
‘품위와 교양을 내던지고 이렇게 소란을 피우면 체면이 서기나 할까?’
“나와서 얘기해.”
마침내 유태진이 짙고 어두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목소리에는 감정의 기복이 없었고 그의 태도나 생각을 짐작할 수 없었다.
그는 긴 다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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