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박은영은 이 상황을 예상하진 못했지만 한편으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서 유태진이 서연주가 빛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다만...
“수혁 오빠, 괜히 신경 쓰게 해서 미안해요.”
박은영은 자신과 유태진, 그리고 서연주의 얽히고설킨 관계로 인해 하수혁만 헛수고했다고 생각했다.
그녀를 밀어주는 건 비전 기업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었지만 유태진은 그녀에게 그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하수혁의 얼굴이 눈에 띄게 일그러졌다.
“괜찮아. 우리 둘 자리가 윤지호 씨 바로 옆이니까 얘기할 기회는 있을 거야. 그리고 다른 인맥은 앞으로도 쌓아갈 기회가 많을 거고.”
하지만 그들이 자리에 앉으려고 할 때 직원이 박은영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박은영 씨. 귀빈 인원 변동으로 인해 박은영 씨의 자리는 임시로 두 번째 테이블로 변경되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박은영이 고개를 들어보니 원래 그녀의 자리였던 첫 번째 줄 자리에 서연주가 앉아 있었다.
유태진은 옆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실 뿐 그녀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분명히 그녀의 자리였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죄책감도 없이 빼앗아 서연주에게 주었다.
직원의 미안함 가득한 눈빛을 보며 박은영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알겠어요.”
그 시각 하수혁은 맨 앞에서 거물들에게 붙잡혀 있어 이쪽 상황을 알지 못했고 그녀 또한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하수혁이 첫 번째 줄에 앉을 수 있는 건 그의 실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고 또 하수혁의 아버지가 항공우주연구소 하태민 교수이기 때문에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하수혁이 데려온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보잘것없는 사람이었다.
유태진은 서연주를 첫 번째 줄에 앉히기로 마음먹은 듯했다. 신분과 지위가 높고 또 누가 봐도 서연주를 밀어주려 했기에 그의 체면을 무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여 그에 비해 하수혁 회사의 ‘보잘것없는 직원’이라 생각했던 박은영에게는 자연스럽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었다.
박은영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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