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박은영은 서둘러 전통 한옥 사찰 요리점에 도착했다. 이곳은 매일 예약제로 운영되었다 문을 열자마자 화가 난 심가희와 머리가 흐트러진 주해린이 보였다. “무슨 일이야?” 박은영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심가희에게 다가가 상처를 확인했다. 심가희의 목에 긁힌 자국이 선명했다. 주해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정말 한통속이네! 말도 안 통하는 난폭한 년 같으니!” 심가희가 벌떡 일어섰다. “그게 네가 할 말이야?” 심가희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식사하러 오지 않았으면 몰랐을 거야. 네 아버지가 이 사생아를 유태진에게 소개하려 한 것을! 유태진을 매부에서 애인으로 만들려는 거야?” “쳇! 뻔뻔스러워!” 심가희는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룸에서 흘러나오는 대화를 들었다. 주명훈은 자신의 사생아를 유태진에게 소개하며 주해린이 유태진에게서 일을“배우게” 하려 했다. 대체 무엇을 배우라는 것인가? 남자에게 어떻게 대접하는 법을? 심가희의 거침없는 말에 당황한 주해린은 얼굴이 붉어지더니 화가 나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 “말이 왜 그렇게 거칠어?” 심가희를 뒤로 끌어당긴 박은영은 사실 매우 놀랐다. 주명훈이 이렇게까지 부녀의 정을 무시할 줄이야. 유태진에게 사랑받지 못하는데 아버지로서 걱정은커녕 오히려 등에 칼을 꽂다니! 깊게 숨을 들이마신 박은영은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주해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쨌든, 네가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사과해야지.” 주해린은 비웃었다. “박은영, 내가 너라면 지금쯤 창피해서 죽고 싶을 거야! 유 대표에게 시집가서 자존심도 버려가며 굽신거렸는데 남편 마음을 잡지 못하고 말이야. 유 대표가 너를 그렇게 싫어하는 이유 생각해보지 않았어?” 외모도 유 대표 마음에 들지 않고 심지어 몸도 원하지 않는다니... 박은영 같은 실패한 삶은 살아 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박은영이 싸늘한 눈빛으로 주해린을 바라보며 비꼬았다. “그래서 넌 성공했어?” 주해린의 얼굴이 굳어졌다. “신경 많이 쓰이지?” “내가 왜 신경 써야 해? 체면을 버린 건 너희 주씨 집안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