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박은영은 지금 기분을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실망이라기보다는 그저 아이러니할 뿐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유태진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당연히 정실부인 자리를 주려고 할 것이다
주도영이 박은영을 끌고 주차장까지 나오자 박은영이 먼저 손을 뿌리치며 담담히 물었다.
“할 말 있어?”
주도영이 차 문에 기대었다.
사실 주도영은 박은영이 지금 매우 화가 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를 배신한 사람은 그녀의 아버지, 남편, 동생, 심지어... 주도영 자신까지 포함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은 박은영 마음속에서 그들보다 위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의 말이라면 박은영은 분명 들어줄 것이다.
“너도 알다시피 유태진이 해린과 그럴 리가 없잖아.”
주도영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
“유태준이 서연주를 얼마나 아끼는지 다들 알잖아.”
박은영은 잠시 멈췄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해린이는 어쨌든 내 동생이야.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
주도영은 한가로운 표정으로 박은영을 바라보았지만 눈빛은 진지했다.
오늘 일을 그냥 넘기려 했지만 주도영의 이 한마디로 그가 지키려 한 사람이 주해린임을 알았다
주해린과 그녀 어머니가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뒤 박은영은 가정을 잃고 어머니를 잃고 온갖 고생을 다 했다는 걸 주도영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는 주도영은 눈물을 흘리며 박은영을 지키겠다고 맹세했었다.
그런데 지금 주도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주해린 편을 드는 말을 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는 건 내가 억울함을 당하는 걸 알면서도 주해린 편을 들며 나더러 한발 물러서라는 거야?”
가슴이 아픈 박은영은 비웃는 얼굴로 주도영을 바라보았다.
“넌 이런 충고를 할 자격이 없어.”
박은영은 목숨을 걸고 주도영을 구했었다.
그런데 주도영은 마치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입씨름을 좋아하지 않는 박은영이 돌아서려 할 때 주도영이 불만에 찬 표정으로 담배를 끄며 말했다.
“다음에 밥이나 먹을래? 주말 어때?”
박은영은 지금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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