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김정한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한 박은영은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고 단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기본적인 예의를 지켰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덤덤한 모습에 김정한은 박은영의 냉담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박은영이 유혹 작전을 펼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과거라면 아마 박은영이 유태진의 친구인 그들을 공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더는 그렇게 어리석게 생각하지 않았다.
박은영은 진심으로 그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김정한은 묘한 감정에 사로잡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오빠!”
여전히 박은영이 알려준 지식의 세계에 빠져 있는 김지유는 김정한에게 말할 때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왜 이렇게 빨리 온 거예요?”
김정한은 박은영을 한참 바라보고 나서야 말했다.
“넌 네 상태 몰라? 천식 약 가져왔어?”
김지유는 약간 미안한 듯 말했다.
“아이고, 오빠 진짜 잔소리 정말 많아요...”
박은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난 먼저 방으로 갈게요.”
김정한이 말했다.
“네.”
박은영은 김지유에게 가볍게 미소를 지어 보인 뒤 자리를 떠났다.
김지유는 그녀의 뒷모습을 아쉬운 듯 바라보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 오빠도 계속 박은영 언니를 바라보는 것을 발견했다.
“오빠?”
김지유가 물었다.
“혹시 박은영 언니한테 반한 거예요?”
김정한은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더니 김지유의 머리를 탁 치고는 대답 대신 말했다.
“너 언니한테 그렇게 오래 붙어있으면 싫어할 수도 있잖아.”
김지유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아니에요! 언니는 나 좋아해요! 오빠는 언니를 몰라요.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실제론 정말 따뜻한 사람이에요! 게다가... 박은영 언니는 엄청 대단한 것 같아요. 오빠, 박은영 언니가 무슨 일 하는지 알아요? 드론 연구하는 사람이에요!”
김정한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박은영이 김지유와 그렇게 오래 대화할 정도로 인내심이 있었나?’
그는 박은영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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