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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박은영은 어젯밤 일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차라리 분명하게 알 수만 있다면 해결할 방법도 찾을 텐데, 지금은 모든 게 안개처럼 뒤엉켜 있었다. 그 순간, 박은영은 오히려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상대가 유태진이라면 차라리 불행 중 다행이었다. 굳이 머리를 싸맬 필요도 없이 정리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다면 박은영은 더는 쓸데없는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았다. 상대에게 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라면 굳이 가볍게 스쳐 간 육체적 접촉 하나였으니 평생을 끌어안고 살 이유는 없었다. 성인이 된다는 건 이미 이런 문제들을 무수히 마주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박은영은 시원하게 샤워하기로 했다. 물을 받아두고 옷을 벗은 뒤 욕조에 들어가려던 순간, 문득 시선을 낮추다 아랫배 흉터 옆에 옅은 흔적 하나를 발견했다. 아침에 거울을 볼 때는 목이나 가슴, 어디에도 그런 자국은 없었다. 술 때문에 생긴 붉은 발진 외에는 깨끗했다. 그런데 지금 마치 꿈처럼 잊고 있던 흔적이 눈앞에 드러나 있었다. 피부가 하얀 탓에 자국은 더 뚜렷했고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 박은영은 한동안 굳은 듯 멈춰 섰고 눈빛에는 낯선 혼란스러움이 스며들었다. 한편, 유태진은 회사 일로 바빴기에 서연주는 홀로 집으로 돌아왔다. 비록 유태진이 직접 바래다주진 않았지만 서연주의 얼굴에는 여유와 만족이 가득했다. 현관을 들어서자 허윤정이 그녀를 맞이했다. 얼마 전까지 재판과 구설로 머리가 지끈거렸고 경운시에서 친해진 사모님들은 허윤정을 보면 마치 재앙을 피하듯 문을 닫아걸며 거리를 두고 있었다. 집안 형편도 예전 같지 않아 늘 마음이 무거웠던 터였다. 그런데 오늘은 딸 서연주의 기분이 한결 달라 보였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니?” 허윤정이 의아한 눈길로 묻자 서연주는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좋은 일이라 할 수 있죠.” 어젯밤 분명 여러모로 불편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원하는 걸 얻었다. 술에 취해 몸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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