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7화
서연주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눈빛에 어두운 기운이 스쳤지만 곧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대회에서 박은영은 제 상대조차 되지 못해요. 3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죠. 태진 씨와의 일도 결국은 제가 이기게 돼 있어요. 다만 아직도 유태진의 아내라는 허울뿐인 신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대회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결론이 날 거예요.”
허윤정은 그제야 서연주의 의중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일단은 서두르지 말고 대회 준비에 집중해. 쿠르 부인이 지금 내 상황을 꺼린다 해도 부인의 아들이 너한테 호감을 가지고 있잖니. 정말 필요하다면 도움을 주지 않을 리 없어.”
서연주는 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고는 2층으로 올라갔다.
한편 박은영은 다음 날 대회 집결 호텔에 입실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3라운드는 사흘간 진행되며 모든 참가자가 지정 호텔에 머물며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경기는 경운시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종합 체육관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다.
박은영은 필요한 짐을 간단히 챙겼다.
다음 날 아침, 하수혁이 차를 몰고 와 박은영을 데리러 왔다.
“이번에 묵을 호텔이 후원사에서 제공한 장소라더라. 3라운드 진출자인 서른 명 정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온 유명한 심사위원들이랑 귀빈들도 다 그 호텔에 머문대. 근데... 이 호텔은 유성 그룹 산하의 호텔이지?”
하수혁이 룸미러를 보면서 박은영에게 묻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러자 하수혁의 미간이 좁혀졌고 굳이 따질 것도 없었다.
유태진이 이런 규모로 큰돈을 쓰는 건 오직 서연주 때문일 터였다.
박은영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더 이상 그런 문제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다.
차가 체육관 근처에 다다르자 커다란 후원 광고판이 눈에 들어왔다.
료열 그룹이 대회 메인 스폰서로 도배돼 있었고 단순히 호텔뿐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후원에 나선 것이었다.
덕분에 대회 예산은 대폭 늘었고 관심 역시 쏠릴 수밖에 없었다.
호텔 앞에 도착했을 때, 마침 막 내리는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하 교수님, 여기까지 오셨어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