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자신이 공기 취급을 받는 듯했지만 박은영은 개의치 않았다.
하수혁은 계속해서 박은영에게 음식 재료를 가져다주거나 각종 바비큐 꼬치를 건네주며 가위로 고기까지 잘라주었다.
심지어 박은영이 휴지가 필요한 순간마다 바로바로 건네줬다.
이 모든 행동은 충분히 다른 사람들 눈에 띄었다.
그야말로 세심한 배려였다.
서연주조차도 하수혁을 몇 번이고 흘끔 보며 박은영을 향해 눈길을 주었다.
‘박은영이 대체 뭐가 있어서 하수혁이 그렇게까지 잘해주는 거지?’
이 상황을 눈치챈 사람은 당연히 많았다.
유태진은 흠잡을 데 없이 냉정한 표정을 지은 채 마치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정하늘은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며 유태진 일행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박은영 참 심술 궂네. 하 대표를 이용해 태진이 신경 쓰게 만들려는 속셈이 뻔히 보여.”
“자기가 남자들에게 인기 있다는 걸 과시하려는 거야? 이혼 전에 갖은 방법 다 동원하는구먼.”
정하늘이 비웃으며 말하자 서연주도 어이없다는 듯 희미하게 웃음을 지었다.
유태진은 들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박은영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철저히 무시했다.
김정한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정하늘이 또 말했다.
“사실 박은영 얼굴은 괜찮은데 성격이 문제야. 예전에 그런 더러운 짓만 안 했어도 이 지경까지는 안 갔을 텐데.”
“게다가 성격도 답답하고 농담도 못 받아쳐. 재미없어.”
“식었네, 안 먹어?”
김정한이 갑자기 소고기 꼬치 두 개를 건네자 말이 끊긴 정하늘은 다시 바비큐에 집중했다.
한편, 유태진은 박은영에게 오렌지 주스를 따라주는 하수혁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비전 기업 요즘 잘 나가는 모양이네요, 하 대표가 또 프로젝트 몇 개 따냈다고 들었어요.”
하수혁이 겸손하게 답했다.
“그냥 그렇죠. 드론 산업이 널리 활용되다 보니 시대 흐름을 탄 거죠.”
“하 대표님 너무 겸손하십니다. 시장 규모가 워낙 커서 포화 상태까지는 한참 멀었죠. U.N2 일체형은 하 대표님이 5년 전에 개발하신 건데 이제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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