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얼마나 지났을까, 박은영이 눈을 떴다. 그녀는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몸을 조금 움직이려 하자 옆에서 김지유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깼어요? 어디 불편한 데 없고요?”
박은영은 고개를 돌려 보았다.
“지유 씨, 어떻게...”
김지유는 그녀를 부축해 앉히며 말했다.
“오빠랑 제가 언니를 병원에 데려왔어요. 오빠는 지금 검사 결과지를 갔어요. 언니 몸 상태 걱정돼서 이것저것 다 검사했거든요.”
“정한 씨 지금 몇 층에 있어?”
박은영의 표정이 살짝 변하더니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서 일어섰다.
김지유는 잠시 멍해졌다가 말했다.
“같은 층이에요.”
박은영은 몸 상태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허둥지둥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김정한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는 기계 앞에 서 있었는데 기계에서 검사 결과지가 출력되고 있었다.
그러자 박은영은 달려가 검사지를 확 낚아채고는 손에 움켜쥐었다.
김정한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벌써 깼어요? 어떻게 뛰쳐나온 거예요?”
너무 빨리 달리느라 아직도 빠르게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박은영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말했다.
“제 신분증은요?”
김정한은 그녀의 싸늘한 시선을 보고 몇 초간 멍해졌지만 곧 건네주었다.
“미안해요. 급해서 그랬어요. 동의 없이 가방 신분증 꺼낸 건 사과할게요.“
박은영은 김정한이 아무런 이상한 낌새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아직 보고서를 확인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녀는 감히 도박을 할 수 없었다. 만약 김정한이 그녀의 병을 알게 된다면 유태진에게도 숨기지 못할 것이니 말이다. 그녀는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없었다.
유태진이 진실을 알게 되면 절대 체면을 지켜주지 않을 것이었다.
‘외할머니와 외삼촌을 찾아가서 시한부라는 진단서를 내밀며 ‘파혼’을 요구할지도 몰라.’
박은영이 절대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었다.
“고마워요. 치료비는 얼마였어요? 제가 보내드릴게요.”
김정한은 그녀의 차가운 태도에 입술을 꾹 다물었다.
“됐어요. 큰돈도 아니고... 근데 안색이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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