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박은영은 자신이 왜 유태진과 같이 돌아가지 않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지금 유태진은 분명 서연주를 찾으러 갔을 것이니 말이다.
그는 서연주와 함께 보낼 시간을 줄여가며 박은영을 데려다주는 데 쓰지 않았다.
그 뒤로 이틀 동안, 서연주 쪽에서는 아무 소식이 없었고 유태진도 박은영에게 다시 연락하지 않았다.
‘정말 끝난 걸까?’
박은영은 바쁜 와중에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리고 금요일이 되자 유태진이 드디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그의 말투는 담담했다.
“나연이한테 알레르기 반응이 났어. 하인들은 손도 못 대게 한대. 네가 예전에 약 발라줬을 땐 안 아팠다고 하던데 한 번 가서 봐줄 수 있어?”
박은영은 입술을 꼭 다물었다.
“그래요.”
유나연과 그녀는 이제 아무 관련이 없었다. 거절해도 상관없었지만 유태진이 이렇게 직접 부탁을 해온다면 이건 거래 조건인 셈이었다.
그렇게 되면 외할머니댁 문제로 더는 박은영을 몰아세울 명분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 집은...”
“태진 씨, 이 치마 어때요?”
전화 너머에서 서연주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그때는 아침 아홉 시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가장 바쁠 시간에 연주 씨랑 쇼핑 중이라니?’
유태진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박은영도 무시당하는 것에 익숙했기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녀는 휴가를 내고 저택으로 향했다.
유나연은 몸이 예민했기에 여러 알레르기가 있었다. 조금만 잘못 먹어도 따갑고 간지러워 나는 편이었다. 워낙 예민해서 의사나 하인이 약을 바꾸려 하면 화를 내곤 했다.
하지만 박은영만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섬세했기에 지난 3년간 몇 번 도와준 적이 있었다. 유나연도 아주 마음에 들어 했었다.
다시 유씨 가문 저택에 들어서려 하자 박은영은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지난번엔 유태진에게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건만 어쩔 수 없이 또 오게 된 상황이었다.
‘태진 씨 눈에 얼마나 우습게 보이겠어...’
박은영이 오자 하인이 슬리퍼를 내주었다. 이금희도 다가와서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나연이가 위에서 소란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