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거절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수혁에게는 정말 한 선생님을 뵈러 가야 하는 약속이 있었다.
자리를 뜨기 전, 그는 박은영에게 몇 번이나 당부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파는 파스타랑 사시미 진짜 괜찮거든. 이따가 내려가면 꼭 먹어봐. 저녁엔 내가 디저트도 사 올게.”
박은영은 그 말에 실소를 터뜨리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하수혁과는 워낙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였다. 세심하고 다정한 그는 박은영의 취향 정도는 당연히 꿰뚫고 있었다.
박은영은 이 호텔의 프리미엄 스위트룸에 묵게 되었다. 대충 짐 정리를 끝내고 나니 방금 만났던 유태진 일생이 떠올랐다.
그녀가 묵고 있는 호텔 층의 방들은 모두 프리미엄 스위트룸이었고 그 위층에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이었다.
그렇다면 유태진과 서연주는 위층에 묵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사실 박은영은 이런 일에 별 감흥이 없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박은영은 휴대폰을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호텔 레스토랑은 5성급 호텔답게 인테리어에서 고급스러움이 풍겼다. 창가 쪽 자리에 앉아 혼자 파스타 한 접시와 수프 하나를 주문해 식사를 시작했다.
그때, 유태진 일행도 레스토랑으로 내려왔다.
그들의 눈에는 자연스레 홀로 창가 자리에 앉아 있던 박은영이 보였다.
모두 일행들과 다 같이 앉아 있는 주위 테이블과 달리 홀로 앉아 있던 박은영이 더욱 눈에 띄었다.
그녀는 어딘가 모르게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계속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린 박은영 역시 유태진 일행을 발견했다.
잠시 멈칫한 그녀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식사를 이어갔다.
자신이 그들을 싫어하는 만큼 그들도 자신을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던 탓에 지금 이 상황이 더욱 복잡하고 애매하게 느껴졌다. 억지로 합석까지 하면서 함께 식사하는 것보다는 최대한 엮이지 않는 게 상책이었다.
서연주는 박은영이 있는 쪽을 슬쩍 바라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유태진을 따라 자리에 앉았다.
정하늘이 유태진에게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혼자 있는 거 좀 안쓰럽지 않아? 저렇게 혼자 쓸쓸하게 먹고 있는데,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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