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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박은영이 막 자리를 뜨자 정하늘이 눈치챘다. “그냥 저렇게 간다고?” 유태진은 몸을 살짝 돌려 박은영이 앉아 있었던 테이블을 힐끗 바라보았다. 자신이 보낸 그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 진짜 사람 볼 줄 모르네.” 정하늘이 고개를 저으며 헛웃음을 흘렸다. “이 정도면 체면도 충분히 차려줬는데, 잘난 척은.” 서연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은영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그녀가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저 자존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태진 씨가 나만 특별대우 해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상한 거겠지. 그래서 더 여기 있을 마음도 사라진 거고.’ 서연주는 다시 고개를 돌려 유태진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박은영이 있던 자리에서 시선을 거둔 채, 별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서연주는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식사 끝나면 같이 걸을래요?” 유태진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래.” — 박은영은 해성 시에 처음 와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엄마가 해성에서 대학교를 나왔던 탓에 엄마의 모교에 가 보고 싶었다. 학교 입장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캠퍼스 안으로 들어간 박은영은 학교 곳곳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해성대는 국내 최고의 미대 중 하나로, 박은영의 엄마는 이 대학에서 유화를 전공했었다. 미술 실기 전국 1위로 수석 입학한 그녀는 여전히 전설 같은 인물이었다. 학교 전시관 한쪽에는 여전히 그녀의 그림이 걸려 있었다. 엄마의 그림 앞에 멈춰선 박은영은 그 그림에서 오래도록 시선을 떼지 못했다. 엄마가 말하길, 이 그림은 원래 위아래 두 점으로 구성된 세트였다고 했다. 해성대에 전시되어 있는 건 그중 하나였고, 나머지 한 점은 아직도 찾지 못했다고 들었다. 엄마는 세상을 뜨기 전까지도 그 그림을 잊지 못했다고 외할머니가 말해주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그림을 찾기만 한다면, 엄마도 좀 더 편해지지 않을까?’ 박은영은 그림 아래에 적힌 ‘박은주’라는 사인을 바라보며 한참이나 가만히 서 있었다.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허전했다.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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