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7화
박은영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가장 아꼈고, 관리를 세심하게 했다. 머리카락이 손상될까 봐 헤어드라이어도 사용하지 않았으며 머리를 감을 때마다 수건으로 살짝 눌러 닦아 낸 후 자연스럽게 마르도록 내버려두었다.
박은영은 할머니가 흥에 겨워하실 모습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결혼 직후만 해도 유태진은 박은영이 거의 손쓸 틈 없이 머리를 자주 말려주었고 그런 습관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오늘도 유태진은 묵묵히 박은영의 머리를 말려주고 있었다. 박은영은 자신의 머리를 정리해 주고 있는 유태진을 내버려두었고, 얼굴에 스킨케어 제품을 바르며 중얼거렸다.
“이번 휴가는 고작 며칠뿐이에요. 상부에서 맡긴 임무는 반드시 잘 마쳐야 해요. 며칠 후면 또 출장을 가야 하는데 한 달 정도 걸릴 것 같아요.”
박은영은 아쉬운 눈빛으로 잠든 소원이를 바라보았다.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이번 일은 두 나라 간의 외교 문제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고 박은영은 가정생활을 잠시 미뤄둘 수밖에 없었다.
유태진도 박은영이 맡은 일과 그 책임감을 잘 알고 있었고 박은영이 일을 사랑하는 만큼 유태진도 항상 그녀를 지원해 주었다.
머리를 거의 다 말린 무렵 유태진은 수건을 내려놓고 회전식 의자에 앉은 박은영을 살짝 자기 쪽으로 돌려 허리 굽혀 그녀의 얼굴을 마주 보며 물었다.
“소원이랑 떨어져 지내기 싫어서 그래?”
박은영도 그의 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당연히 아쉽죠. 하지만 제 사정 때문에 일에 지장을 주는 건 안 되잖아요.”
“그럼 나는?”
“뭐가요?”
“나랑 떨어져 지내는 건 괜찮다는 거야?”
유태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박은영은 그의 턱을 어루만지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럭저럭 참을 만할 것 같아요.”
유태진은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박은영은 억울한 듯 그를 보며 말을 이었다.
“왜요? 우리 이젠 오래된 부부잖아요.”
유태진은 그녀가 일부러 장난치는 걸 알아채고 한 손으로 박은영의 목을 살짝 끌어당기며 말했다.
“네가 부드럽게 한마디만 해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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