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6화
박은영은 유나연의 어색한 태도를 눈치챘다. 하지만 유나연도 이젠 어린애가 아니었고 어떤 일은 스스로 책임을 지고 결과를 감당할 줄 알아야 했다. 그래서 박은영은 이 일에 대해 유나연에게 먼저 말을 꺼내지 않기로 했다.
인생이라는 학원은 아직도 먼 길이었고 박은영은 유나연에게 더 나은 가치관과 인생관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이금희가 박은영에게 쉴 곳을 마련해 주었고, 박은영은 이미 잠든 소원이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방에 도착해 소원이를 자리에 눕혔을 때 문밖에서 누군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박은영은 유태진인 줄 알고 중얼거렸다.
“자기 집에서 노크는 무슨.”
문밖에서 상대방이 잠시 멈칫하더니 문을 열었고 들어오는 사람을 보자 박은영은 약간 놀랐다. 유태진이 아니라 이효정이었다.
평소 매사에 냉철하고 무심해 보이던 여주인 이효정은 문 입구에 서서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잠자고 있는 소원이를 바라보았다. 박은영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녀의 얼굴에 미묘한 표정이 스쳤다.
이효정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박은영을 똑바로 보며 입을 열었다.
“태진이가 너에 대한 마음을 잘 알고 있어. 전에 네가 몸이 좋지 않았을 때 로열 그룹의 문제를 해결하러 갔다는 소식을 듣고 비로소 너에 대한 내 편견이 사라졌어. 그 일을 계기로 널 인정하게 되었고 우리 유씨 집안과 내가 예전에 너에게 제대로 해주지 못한 점들이 후회스럽기도 했어. 그때의 일에 태진이가 너에게 감사하는 것은 물론 태진이 엄마로서 나도 꼭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어.”
이효정의 말에 박은영은 깜짝 놀랐다.
도대체 이효정처럼 높은 지위에 있고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남에게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는 사람이 입에서 이런 말을 꺼내다니 쉽게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사람은 각자 자라온 환경이 다르니 마음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일수록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효정은 박은영이 반응도 하기 전에 다시 평온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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