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7화
오늘 초청된 하객들 중에는 유독 권세 있는 인물들이 많았다.
또 유씨 가문은 초대 명단을 그리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았기에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축하를 명목으로 참석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이 결혼식은 축하보다는 관계와 체면을 과시하는 자리였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온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들 대부분은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
‘이 기회에 얼굴 한 번 비춰 둬야지.’
그 덕분에 하객의 수는 유례없이 많았고 행사 규모는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물론 그런 자리에 늘 좋지 않은 말이 따라붙기 마련이었다.
다만 눈치 빠른 사람들은 그 속내를 굳이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정하늘은 이마의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뭐, 태진이가 자기 발등 찍은 거 아니에요? 이제 세상 사람들한테 그게 진짜 사랑이라고 어떻게 설득하죠?”
진승현도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말에 동의했다.
박은영이 괜히 사람들에게 비난받고 오해받는 일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들이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바로 그때, 바깥에서 누군가 급히 들어왔다.
유씨 가문의 집사였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안으로 뛰어들었다.
“대표님을 찾아야 합니다!”
그 소리에, 앞에서 손님을 맞이하던 이금희 일행이 놀라 돌아봤다.
그녀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혜주와 함께 식 순서를 점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집사의 당황한 얼굴을 보는 순간, 직감으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늘 침착하던 그가 저리까지 동요한다면 이번 일은 분명 보통 일이 아니었다.
“무슨 일이야?”
이금희가 물었다.
나혜주 역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문 쪽을 바라봤다.
이제 곧 결혼식이 시작될 시간이라 신랑과 신부가 입장해야 하는데 아직 유태진과 박은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도 안 왔다고? 전화는 해봤어?”
집사는 가쁜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방금 대표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대표님께서...”
“뭐라고 했는데? 빨리 말해 봐.”
이금희는 조바심을 감추지 못한 채 재촉했다.
그때 마침 심가희 일행이 급히 뛰어와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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