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3화
하지만 심가희는 불쾌한 마음에 그대로 돌아서서 나가려 했다.
심지은이 가장 먼저 심가희를 발견하고 입을 열었다.
“가희 씨?”
심준영이 고개를 돌려 그녀의 뒷모습을 가만히 응시했다.
심가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심지은이 이미 그녀를 향해 총총걸음으로 다가왔다.
“오셨네요. 얼른 들어와요. 오늘 바깥 날씨가 꽤 추워요.”
심가희가 입술을 깨물었다.
“됐어요. 저 볼일 있거든요.”
그녀는 가고 싶었다.
심지은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 가희 씨 볼일이라는 게, 저한테 웨딩드레스 관련해서 말씀하시려던 거 아니었어요?”
심가희는 멍해졌다.
“뭐라고요?”
심지은이 희미하게 웃었다. 그녀의 눈에는 어떤 감정이 숨겨져 있었지만 애써 입꼬리를 올렸다.
“모르셨어요? 가희 씨랑 우리 오빠 예복, 제가 디자인하기로 했어요. 제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인 거 아시잖아요. 그래서 가희 씨 어머님께서, 이 일을 저한테 맡기자고 제안하셨대요.”
심가희는 이 상황이 너무나 황당했다.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심지은이 디자인하게 한다고? 아직 가슴에 못을 덜 박았다는 건가?
“필요 없어요.”
그녀는 거절하고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그런데 심준영이 어느새 다가와 있었다.
“어머니께서 오늘 나한테 말씀하셨어. 웨딩드레스 정해야 한다고. 임무는 이미 지은이한테 맡기셨다고.”
심가희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 심지은 씨가 고생하는 것 같아서 그래요? 아니면 억울해할까 봐서요?”
심준영은 심가희의 말투가 날카롭다는 것을 느꼈다. 어젯밤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은 듯했다.
심준영은 그녀의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 보았다.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으면 어머니께 지은이가 디자인하게 해달라고 말하지 말았어야지.”
심지은이 웨딩드레스 디자인을 한다는 사실을 아는 건 심가희뿐, 한서영은 모르는 사실이었으니까. 심가희가 말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심가희는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요?”
설마 심준영은 이 일이 자신이 일부러 심지은을 곤란하게 하고 괴롭히려고 꾸민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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