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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심준영도 이렇게 되길 원한 건 아니었다. 심가희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냉담하게 물었다. “또... 지은 씨 때문이에요?” 심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이 곧 대답이었다. 심가희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요, 가봐요.” 그녀의 목소리는 놀라울 만큼 차분했다. 예전처럼 화를 내거나 서운함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그 담담한 태도는 오히려 심준영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가슴 한쪽이 텅 빈 듯 허전했고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이 번졌다. 하지만 지금은 감정에 머물 시간이 없었다. 심지은이 사고를 당해 다리를 못 움직인다는 말이 귓가에서 떠나질 않았다. 몇 년 전, 심가희와 심지은 사이에 있었던 그 사건 이후, 모든 관계가 서서히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도 그 일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기다리고 있어요. 저 꼭 돌아올게요.” 심준영은 다짐하듯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심가희가 자신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 어차피 결혼식은 코앞이었다. ‘하긴... 이 시점에서 가희 씨가 뭘 더 할 수 있겠어.’ 그렇게 스스로를 그렇게 설득하며 심준영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빠르게 복도를 걸어 내려갔다. 그러다 지상호와 마주쳤다. “무슨 일이야?” 지상호의 물음에 그는 사실대로 말했다. 지상호는 놀란 표정으로 눈을 크게 떴다. “가희 씨가 그냥 보내줬다고? 울지도 않고?” “응. 가희 씨는 큰일엔 냉정한 편이야. 이번 일은 내가 빚진 거지. 결혼하고 나면, 꼭 갚을 거야.” 지상호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심가희는 심준영을 오랫동안 사랑해 왔다. 약혼한 지 몇 년, 그가 해외 파견 중일 때도 묵묵히 기다렸다. 그만큼 그를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이제 곧 그의 아내가 되는 순간이니 심다희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화가 나더라도... 결국 참을 수밖에 없겠지.’ “그래, 얼른 갔다 와. 늦지 마.” 심준영은 그 말에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떠났다. 그가 자리를 떠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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