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자신이 줬던 목걸이가 보이지 않자 주도영은 눈썹을 찌푸렸다.
“왜 안 했어?”
엘리베이터 층을 누르던 박은영은 그 목걸이가 사은품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녀는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잃어버렸어.”
그제야 주도영은 박은영을 똑바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녀가 별 감흥 없이 대답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잃어버렸으면 또 사면 되지.”
박은영이 잠시 멈칫했다.
“아니, 필요 없어.”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주위 사람들 모두가 그녀를 이렇게까지 모독하는 게.
주도영에게 액세서리를 살 돈이 모자랄 리 없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사은품을 선물이라며 주고 있었다.
그가 눈을 가늘게 떴다.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선물해줬던 건, 며칠 전 박은영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던 일에 대한 미안함의 표시였다. 그냥 적당히 달래주기만 하면 끝날 일일 줄 알았다.
하지만 변함없는 박은영의 태도가 주도영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네가 원래 이렇게 덤벙거리는 애였나? 내가 준 건데, 그렇게 함부로 다루면 어떡해? 은영아, 다른 게 갖고 싶었으면 그냥 말을 하지 그래? 이렇게 빙빙 돌리지 말고.”
그는 박은영이 목걸이를 잃어버렸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박은영은 자신이 주는 모든 것을 다 아꼈으니까.
길거리에서 싼값에 사 온 싸구려라고 해도 싫은 소리 한 번 한 적 없었다.
박은영은 주도영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그의 모든 말이 가시처럼 날아와 심장에 박혔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던 과거의 상처들을 아프게 찔렀다.
박은영이 주도영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겼던 건 사실이었다.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오며 생긴 정이었든, 한때의 풋사랑이었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은영을 함부로 대해도 되는 건 아니었다.
그녀가 사은품을 선물로 받아야 할 사람도 아니었다.
띵—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박은영은 옆으로 고개를 돌려 주도영을 한 번 바라보았다.
“사람은 원래 변해. 계속 같은 자리에만 머무는 사람은 없어.”
주도영에 대한 마음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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