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아, 그...”
“내가 먹으려고 산 거야.”
유수진은 즉시 대답했지만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임신이라고 해도 왜 벌써 아기 쌀가루를 사겠어. 아기가 분유를 먹기까지도 꽤 시간이 걸리는데... 내가 먹으려고 산 거야. 아기 식품이 가장 건강하니까.”
강미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유수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유수진이 워낙 사생활을 오픈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스타일이었고 세 사람 관계가 좀 이상한 것 같아 그냥 가만히 있었다.
“맞아요. 우리 다 아기 쌀가루 엄청 좋아해요. 건강에 좋고 친환경 식품이니까요.”
강미나도 어느 정도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허민영 씨도 아기 식품 드셔보세요. 건강에 좋아요.”
“아, 네.”
대답을 마친 허민영은 용기를 내어 주이찬의 팔짱을 꼈다.
“다음에 사 먹어 볼게요.”
남자가 팔을 빼지 않고 가만히 있자 허민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유수진은 붉은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
“어...! 허민영이다!”
근처에 있던 행인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기쁨에 찬 얼굴로 다가왔다.
“허민영 씨, 팬이에요! 사인 해주실 수 있을까요?”
허민영의 ‘홍매록’이 한창 인기를 끌 때라 주변 사람들이 허민영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는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워낙 오는 사람이 많은 쇼핑몰인 데다 오후는 쇼핑 피크 타임이라 순식간에 사람들이 밀려들었다.
인산인해를 이룬 쇼핑몰 복도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사람에게 부딪혀 옆으로 밀려난 유수진은 쇼핑 카트뿐만 아니라 강미나조차 사람들 속으로 밀려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유수진은 붐비는 사람들 속을 벗어나려 했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결국 넘어지고 말았다.
그러다가 하이힐에 손을 세게 밟혔다.
“밟지 마세요.”
유수진은 아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이내 손바닥에서 피가 나는 듯 따뜻한 느낌이 밀려왔다.
아픔을 견디며 바닥에 엎드려 있는 유수진은 당장이라도 사람들에 의해 짓밟힐 것만 같았다.
바닥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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