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남하연의 침실은 커튼이 굳게 닫혀 있었다.
황성민은 차가운 바닥에 웅크린 채 남하연의 일기장과 영정사진을 가슴팍에 꼭 끌어안았다.
그렇게 사흘 동안 그는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았고 잠 한숨도 자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사고 당시의 CCTV 장면이 악몽처럼 반복 재생됐다.
남하연이 남긴 일기장의 문장들이, 그리고 자신이 그녀에게 저질렀던 잔인한 기억들이 파편처럼 흩어졌다가 다시 날카롭게 박혀 들었다.
비명 소리가 들리는 듯한 계단 위에서의 손길, 가느다란 몸에 모래주머니를 메고 뛰게 했던 가혹함, 차가운 물을 뒤집어쓰고 덜덜 떨던 그녀를 외면했던 냉담한 시선까지...
한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통증은 더 깊고 선명해졌다. 마치 살갗이 뜨거운 것에 지져지듯 속까지 타들어 가는 듯한 감각이었다.
“하연아... 미안해...”
황성민이 쩍쩍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가 다 잘못했어... 너를 미워하는 게 아니었는데. 절대로 상처 주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때 고요하던 현관문이 열리며 하이힐 소리가 정적을 갈랐다.
진서아가 사흘째 연락이 두절된 그를 더는 두고 보지 못해 직접 찾아온 모양이었다.
난장판이 된 거실을 지나 침실 문턱에 선 그녀는 안쪽에 웅크린 채 무너져 있는 황성민을 보고 짜증을 냈다.
“황성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사흘 동안 전화도 안 받고, 사람도 안 만나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그녀의 시야에는 바닥에 주저앉아 먼지투성이가 된 채 초점 없는 눈으로 웅크려 있는 황성민과, 그의 품에 소중하게 안긴 남하연의 영정사진이 들어왔다.
“너 아직도 죽은 여자 물건을 끌어안고 있는 거야? 황성민, 정신 차려! 지금 네 꼴이 얼마나 한심한지 알기나 해?!”
황성민은 그녀의 외침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난 아주 멀쩡해. 마침 너한테 할 말이 있었는데... 발걸음해 줘서 고맙네.”
그의 싸늘한 시선에 압도당한 진서아는 반사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이내 호흡을 가다듬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신이 멀쩡하면 됐어! 우리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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