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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진서아가 떠난 뒤 황성민은 남하연의 물건을 모조리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별장에는 다시 적막만이 내려앉았다. 그는 남하연의 영정사진과 일기장을 거실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술장 앞으로 걸어갔다. 레드와인, 소주, 위스키... 신경을 마비시킬 수만 있다면 뭐든 상관없었다. 퍽. 퍽. 병뚜껑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황성민은 소주 한 병을 집어 들어 병째로 입에 대고 들이켰다. 매운 술기운이 목을 뜨겁게 태웠지만 가슴속 통증은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한 병, 또 한 병 술을 들이켰다. 바닥을 굴러다니는 빈 병이 하나둘 늘어나더니 거실에서부터 베란다까지 쌓여 갔다. 술이 바닥에 흘러넘쳐 질척하게 번졌고 공기에는 진한 알코올 냄새가 눅진하게 배어들었다. “하연아... 내가 잘못했어...” 황성민은 술병을 끌어안은 채 소파에 기대앉았다. “너를 믿었어야 했는데... 너한테 그런 고통을 주면 안 됐는데...” 그는 하루에도 술을 수십 병씩 비웠다. 정신이 또렷한 시간은 점점 짧아졌고 대부분의 시간은 취한 채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미안해... 미안해...” 사흘, 나흘이 지나도록 그는 밥 한 숟갈도 못 넘겼다. 얼굴은 종잇장처럼 창백했고 눈 밑은 퀭하게 꺼져 있었다. 그날 저녁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술병을 입에 대고 콸콸 들이켰다. 그 순간 명치 끝에서부터 치밀어 오른 뜨거운 무언가가 목구멍을 타고 거꾸로 솟구쳤다. “커어억!” 황성민의 입에서 새빨간 피가 뿜어져 나왔다. 바닥에 튄 핏방울이 연한 색의 카펫 위로 번지며 순식간에 기괴한 붉은 무늬를 그렸다. 순간 황성민의 시야가 점멸하듯 새까맣게 꺼졌다. 손에 쥐고 있던 술병은 힘없이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졌고 앙상한 몸마저 버티지 못한 채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병원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손목에는 링거 바늘이 꽂혀 있었고 팔은 묵직하게 늘어져 있었다. “깨어나셨나요?” 간호사가 병실로 들어와 수치를 확인하며 물었다.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위출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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