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어쩌면... 어쩌면 바로 이 순간만큼은 마음 깊은 곳에서 강윤오가 여음의 곁을 지켜주길 바라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수술실 문이 천천히 닫히는 순간 한예빈은 끝내 몸을 떨기 시작했다.
강윤오는 그녀 곁에 서서 잔뜩 굳은 옆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을 거야.”
한예빈은 주먹을 꽉 쥐었다. 손바닥에 손톱이 깊게 파고들었다.
여음이 그의 딸이라는 사실도, 만약 수술이 실패한다면 그는 평생 자신에게 아이가 있었다는 것조차 모르게 될 것이다. 여하간에 그녀는 말할 용기가 없었으니까.
강윤오는 수술실 위에 켜진 붉은 불을 바라보며 이전엔 느껴본 적 없는 초조함에 사로잡혔다.
배신자의 아이일 뿐인 이 아이를 왜 이렇게까지 마음에 두는지 그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
마침내 수술실 불이 꺼졌을 때 한예빈의 다리는 이미 감각이 없을 정도로 굳어 있었다.
그녀는 벽을 짚고 비틀거리며 다가갔다. 집도의가 마스크를 벗고 미소를 짓는 순간 온몸의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
강윤오는 재빨리 그녀를 붙잡았다.
그의 힘에 의지해 한예빈은 간신히 몸을 가누었다.
“수술은 아주 성공적입니다.”
의사의 말은 진정제처럼 그녀의 마음을 가라앉혔다.
“다만 48시간 동안 경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한예빈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앞이 흐려 의사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여음은 곧바로 밀려 나왔다. 작은 얼굴은 투명해 보일 만큼 창백했고 온몸에는 여러 링거줄이 꽂혀 있었다.
“여음아...”
한예빈은 울먹이며 손을 내밀어 딸의 얼굴을 만지려 했다. 그러다가 막 아이의 얼굴에 손이 닿을 듯한 순간 혹시나 아이를 깨울까 봐 급히 손을 거두었다.
“일단 병실로 가자.”
강윤오가 말했다.
그제야 한예빈은 강윤오가 아직 곁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몸을 곧추세웠다. 걱정으로 가득하던 얼굴에 이성이 조금 돌아왔다.
“여음은 괜찮아졌으니까 강 변호사님도 이제 돌아가세요.”
그녀의 말에 강윤오는 잠시 멈칫했다. 깊은 눈동자에 복잡한 감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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