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아이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저씨... 엄마랑 데이트하는 거죠?”
아이의 큰 눈에는 기대와 긴장감이 가득했다. 작은 손가락으로 한예빈의 몸에 걸친 헐렁헐렁한 양복 재킷을 가리켰다.
“엄마... 엄마가 아저씨의 옷을 입고 있어요...”
가슴이 무언가에 부딪힌 듯 시큰거렸다.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아이의 반짝이는 눈을 마주하자 아이의 눈동자 안에는 엄마한테 기댈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갈망이 가득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강윤오는 결국 고개를 저으며 아이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아직은 데이트 아니야.”
반짝이던 눈빛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하지만 그가 한 말을 듣고 아이는 다시 눈빛이 밝아졌다.
아직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데이트가 된다는 뜻이니까...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강윤오를 잡아당기며 입을 열었다.
“아저씨, 우리 엄마는 좋은 사람이에요. 예쁘고 대단한 사람이에요.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엄마예요... 하지만...”
아이는 눈을 내리깔며 더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절 낳으셔서... 제가 자꾸 아프거든요...”
아이는 코를 훌쩍이며 애써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여음이는 착해요. 말도 잘 듣고요... 약도 잘 먹을 거고 덜 아프도록 노력할 거예요... 더는 엄마한테 짐이 되기 싫어요.”
아이는 눈물이 가득 고인 눈을 들고 강윤오를 향해 애원했다.
“그러니까 아저씨... 절 짐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네?”
아이의 말이 차가운 비수처럼 강윤오의 심장을 찔렀다. 그는 갑자기 한예빈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의아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고 있던 그녀는 두 사람의 대화를 잘 듣지는 못했지만 딸아이의 우울한 표정을 보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한편, 강윤오는 가슴이 꽉 막히는 듯했다.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안타까움이 밀려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눈앞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창백한 얼굴로 엄마의 행복을 쟁취하려는 아이를 보고 있으니 강한 보호 욕구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친근감이 순식간에 그를 덮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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