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강윤오는 더는 뭐라 설명하지 않았다.
“와 보면 알아.”
애매한 말 한마디만 남긴 채, 침대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를 힐끗 쳐다보고는 바로 몸을 돌려 병실을 떠났다.
복도의 차가운 공기가 순식간에 그를 감쌌고 혼란스러운 머릿속이 조금은 맑아졌다.
강윤오는 바로 병원을 떠나지 않고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서 고민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처럼 고민준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어디야? 예빈 씨한테 확실하게 말했어?”
“지금 병원이야. 네가 좀 더 알아봐 줄 일이 있어.”
“뭐? 병원에는 왜?”
강윤오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고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모든 인맥과 자원을 동원하여 샅샅이 뒤져. 지난 6년 동안 한예빈과 함께 했던 모든 남자들에 대해 낱낱이 조사해 봐. 특히 송유검 그놈...”
전화기 너머의 고민준은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왜 그래?”
“그놈들 중에 어떤 놈이 여자한테 손대는 나쁜 버릇이 있는지 알아야겠어.”
눈앞에 한예빈의 몸에 있던 끔찍한 상처들이 선명하게 스쳐 지나갔다. 상처 하나하나가 그의 신경을 붉게 달구었고 들끓어 오르는 화를 주제할 수가 없었다.
“최대한 빨리 알아봐. 그놈들의 이름과 배경까지 샅샅이 조사해. 지금 당장.”
한껏 높아진 강윤오의 목소리에 전화기 너머의 고민준은 감히 더 이상 뭐라 묻지 못하였다.
“알았어. 지금 바로 알아볼게.”
전화를 끊은 강윤오는 가슴이 심하게 요동쳤다.
짜증이 확 밀려온 그는 느슨해진 넥타이를 한 번에 잡아당겨 바닥에 세게 내동댕이쳤다.
그 상처들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누구의 짓인지 반드시 밝혀내고 말 것이다. 감히 한 때 그의 보물이었던 여자를 이렇게 다치게 하다니...
다음 날 저녁, 한예빈은 성진 로펌으로 향했다.
손에 들고 있는 쇼핑백 안에는 다림질로 평평하게 다린 양복 재킷이 들어 있었다.
어젯밤, 강윤오가 그녀에게 빌려준 것이었다.
심호흡을 하고 막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 변호님, 오늘 재판은 아주 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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