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화
풀이 죽은 친구의 모습에 한예빈은 마음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았다.
“더는 우리 오빠 기다리지 마. 언제 나올지 아무도 몰라. 너 같은 조건에 어떤 남자를 못나겠어? 널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게 될 거니까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마...”
“그만해.”
정은서가 고개를 들고 한예빈의 말을 끊어버렸다.
“나한테만 뭐라 하지 말고 너 자신도 좀 신경 써. 너도 혼자잖아. 남자 친구가 생기면 그때 나한테 뭐라 해도 늦지 않아.”
그녀는 사과를 잘라 아이에게 건넸다.
“자, 사과 먹어.”
한여음은 작은 접시를 얌전하게 받아들었다.
“외숙모, 감사합니다.”
순간, 정은서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과일칼을 쥐고 있는 손이 얼어붙었고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한예빈이 급히 입을 열었다.
“한여음, 함부로 말하지 마. 외숙모가 아니라 이모야.”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모는 외삼촌을 좋아하잖아요. 이모는 좋은 사람이니까 외삼촌도 분명 좋아할 거예요 .”
아이의 순수한 논리는 간단하고 직설적이었다.
병실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어색하고 미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한예빈은 순진한 딸과 뺨이 발그레한 정은서를 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그녀는 아이의 머리카락을 문지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바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정신을 차린 정은서가 웃으며 아이의 작은 얼굴을 꼬집었다.
“우리 착한 여음이. 이모는 여음이가 제일 좋아.”
“이모, 저녁에 저와 함께 밥 먹을 거예요?”
“그럼. 당연하지.”
정은서는 아이를 안고 입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한예훈에 대한 말을 건너뛰고 아이와 농담을 했다.
모처럼 만났기 때문에 두 사람은 아이가 자고 난 뒤, 근처의 술집에서 술 한잔하기로 했다.
...
밤이 깊어지자 도시의 네온사인이 반짝였다.
술집 안의 불빛은 어두웠고 음악 소리가 사람들의 소란 소리를 덮었다.
한예빈과 정은서는 비교적 조용한 곳을 골라 앉았고 칵테일 두 잔을 주문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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