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한밤중에 찾아온 남자를 보며 한예빈은 무의식적으로 스쿠터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여긴 왜 왔어요?”
발을 들어 담배꽁초를 밟자 빨간 불빛이 순식간에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는 대답하지 않고 낡은 스쿠터를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 늦은 시간에 어디 가는 거야?”
“상관할 바 아니잖아요.”
퉁명스럽게 말하던 그녀는 강윤오가 꼼짝도 하지 않자 한마디 덧붙였다.
“아르바이트요.”
남은 돈을 모두 지형준에게 송금했기 때문에 서둘러 돈을 벌어야 했다. 안 그러면 두 모녀가 굶게 될 것이다.
“새벽 1시에 무슨 아르바이트야? 들어가서 쉬어.”
강윤오의 목소리가 한껏 가라앉았다.
그를 상대하기 귀찮았던 한예빈은 바로 스쿠터에 시동을 걸었다.
막 떠나려고 하는데 강윤오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와 앞을 가로막았다.
“도대체 왜 이래요?”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며 혐오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이 남자가 왜 이렇게 질척거리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예전의 미안한 일에 대해 사과하면 그녀가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그가 주인호와 가깝게 지내는 걸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어떻게 이리 뻔뻔할 수가 있을까?
가난하긴 하지만 자존심과 패기가 없는 건 아니었다.
혐오스러운 그녀의 표정이 강윤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6년 전에도 한예빈은 이렇게 냉담하게 그를 밀어냈다.
그때의 그녀는 아마 그가 오늘날의 위치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예빈.”
강윤오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너 정말 후회한 적 없어?”
예상치 못한 물음에 한예빈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다시 한번 선택한다면...”
강윤오가 한 걸음 다가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누구를 선택할 거야?”
“제정신이에요?”
그와 지난 일을 얘기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러 빨리 가봐야 했으니까...
“당장 비켜요. 길 막지 말고.”
강윤오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대답해.”
“무슨 얘기를 듣고 싶은 거예요?”
한예빈은 참다못해 울분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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