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만나기 싫으면 난 지금 당장 가면 그만이야.”
강윤오는 한예빈을 놓아주며 돌아서서 나가려 했다.
한예빈은 급히 그를 붙잡고 욕을 퍼붓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목이 멘 목소리로 물었다.
“몇 호인데요?”
강윤오는 웃으며 숫자를 말했다.
“603호, 지금 바로 가.”
한예빈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바실리에게 간단히 작별 인사를 한 뒤 몸을 돌려 룸 쪽으로 걸어갔다.
오빠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녀에게 거부할 권리 따위 없었다.
강윤오의 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호화로운 환경이 그녀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녀는 가장 구석진 소파에 앉아 불안한 마음으로 곧 도착할 강윤오를 기다렸다.
이번에는 강윤오가 또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할까.
‘키스? 아니면 침대로 끌고 가려나?’
하지만 한참 동안 기다려도 강윤오는 오지 않았고 대신 웨이터가 푸드 트롤리를 밀고 들어왔다.
“아가씨, 강윤오 씨께서 준비하신 것입니다.”
식판에는 정교한 애피타이저와 향긋한 메인 요리, 유혹적인 디저트,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 그리고 신선한 과일까지 다양하게 차려져 있었다.
한예빈은 값비싼 음식들을 바라보며 속으로 피식 웃었다.
‘이게 뭐야?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주는 거야? 아니면 먼저 살찌우고 도살하려는 건가?’
조금 전 갈등으로 인해 아직도 위가 쿡쿡 쑤셨고 전혀 입맛이 없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안 먹을 이유가 없었다.
‘안 먹으면 나만 손해지!’
지금 손에 있는 돈 한 푼도 아껴 써야 하는데 이러면 저녁 밥값을 아낄 수 있었다.
한예빈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젓가락을 들어 먹기 시작했다.
배불리 먹고 나니 벌써 30분이 지났다.
강윤오는 아직도 오지 않았다.
‘사람 만나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리나? 일부러 거짓말한 건 아니겠지?’
그녀는 한 시간 가까이 더 기다렸고 인내심이 바닥나려는 순간 방문이 열렸다.
들어온 사람은 강윤오가 아니라 그의 비서 주현민이었다.
“한예빈 씨,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강 변호사님께서 갑자기 서장님과 몇몇 중요한 인사들에게 붙잡혀 자리를 비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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