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한예빈은 서채희가 이렇게까지 다급해하는 걸 보자 정은서가 일부러 피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굳어졌다.
그녀는 최대한 감정을 누르고 차분하게 물었다.
“아주머니, 일단 진정하세요. 은서는 정말 저희 집에 없어요. 대체 무슨 급한 일이신데요? 제가 메시지 한 번 보내 볼게요. 제 연락은 은서가 확인해요.”
전화기 너머가 잠시 조용해졌다. 서채희는 한예빈 말의 진위를 가늠하는 듯 몇 초간 침묵하더니 곧 당당하게 말했다.
“내가 걔한테 정말 괜찮은 혼처를 하나 잡아 놨어. 남자 쪽 집안도 괜찮고 사람도 순해. 게다가 남자 쪽 부모가 결혼 자금으로 6천만 원이나 지원해 준다잖아! 마침 은서 동생도 여자 친구 생겼는데, 그쪽에서 집을 요구하거든. 그 돈이면 계약금 딱 맞아. 그런데 그 죽일 년이 고맙다는 말은커녕 말 한마디 없이 도망을 가 버렸어. 자기 동생 인생 걸린 일 다 망쳐 놓고 말이야!”
한예빈은 몇 번이나 깊게 숨을 들이마셔서야 욕설이 튀어나오는 걸 겨우 참았다.
서채희가 정은서를 착취해 온 게 하루 이틀은 아니었지만, 설마 결혼 자금까지 노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녀는 휴대폰을 꽉 쥔 채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계산 참 야무지게 하시네요. 의붓딸 팔아서 친아들 집 계약금 마련하려고요? 그렇게 뻔뻔한 건 정말 재주예요.”
“이년이 뭐라는 거야?!”
아픈 데를 찔린 서채희의 목소리가 귀를 찢을 듯 날카로워졌다.
“내 말이 이해가 안 돼요?”
한예빈은 더는 참지 않고 쏘아붙였다.
“은서는 아주머니 친딸은 아니어도 집에서 키우는 가축도 아니고 아들 결혼 자금 마련용 지갑도 아니에요! 어릴 땐 온갖 고생 다 시켜 놓고 이제 돈 좀 번다 싶으니까 값 매겨서 팔아넘기려는 거잖아요.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요? 아, 내가 착각했네. 사람이 아니니까, 사람답게 사는 법을 모르는 거겠죠.”
한예빈은 숨을 한 번 고르고 말할 틈조차 주지 않고 이어 갔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은서는 여기 없어요. 설령 있다 해도 절대 아주머니가 데려가게 안 할 거예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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