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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별장. 강우빈이 막 족발을 다 삶아낼 즈음 한서연에게서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이야?” 전화 너머로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들리자 한서연은 얼굴을 찡그리고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 “아, 별일은 아니고 대표님께 얼굴 다 나았다고 말씀드리려고요. 혹시 은지 언니랑 다투신 건 아니죠? 은지 언니 지금 임신 중이잖아요. 감정 기복이 심한 건 당연한 거예요. 제발 저 때문에 언니 마음 상하게 하지 마세요. 임산부는 다 힘들잖아요.” 한서연의 말에 강우빈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괜찮아. 네가 이렇게 이해해 줘서 고맙다. 이번 달 보너스 좀 더 챙겨주라고 재무팀에 말해둘게.” “저 정말 괜찮아요. 전 그런 뜻으로 전화드린 게 아니라...” 싸우지 않았다는 말에 기분이 가라앉은 한서연은 강우빈이 또다시 돈으로 달래려 하자 기분이 더욱 저조해졌다. “알아. 그래도 수고했으니까 받아둬. 이만 끊을게.” 강우빈은 그렇게 말하며 전화를 끊으려 했다. 냄비 속의 국물이 막 끓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잠시만요, 대표님.” 한서연이 급히 강우빈을 불렀다. “은우 집에 있나요? 전에 은우가 은지 언니한테 디저트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직 얘기해주지 않았어요. 방금 전화해 봤는데 안 받더라고요. 벌써 잠든 건가요?” “아니, 친구들이랑 나가서 아직 안 들어왔어. 돌아오면 내가 대신 전해줄게. 이번엔 도와줘서 고마워. 그런데 다음에는 은우가 알아서 하게 해.” 강우빈의 말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한서연은 그가 선을 긋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은지가 한서연을 싫어하니까 괜히 만나게 할 필요는 없지.’ 한서연은 순간 말이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사이 강우빈은 전화를 끊었다. 화가 난 한서연은 발을 동동 굴렀다. 한편 강은우는 백시환과 햄버거를 먹고 난 뒤 곧장 심씨 가문으로 향했고 마침 퇴근한 심은지와 마주쳤다. “엄마...” 강은우는 본능적으로 심은지에게 달려가 안기려다 가까워지는 순간 억지로 멈춰서 심은지에서 한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조심스럽게 과일 말랭이 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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