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7화
강우빈은 최미숙의 말을 듣고 잠시 멍해졌다.
‘내가 뭘 또 잘못했나?’
“임산부는 원래 감정 기복이 심하잖아. 우빈이 네가 이해해 줘.”
최미숙은 딸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가 의아했지만 그래도 결국은 딸 편이었다.
강우빈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어머님, 그런 말씀 마세요. 다 제 책임이죠. 은지가 오늘 기분이 안 좋으면 내일 다시 올게요.”
그는 조심스레 손에 들고 있던 보온병을 내밀었다.
“이거 제가 직접 끓인 삼계탕이에요. 은지가 요즘 입맛이 없다고 들었거든요. 부디 조금이라도 먹게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그는 진심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하며 허리를 숙였다.
그 태도에 최미숙도 더는 거절하지 못하고 결국 보온병을 받아서 들었다.
그제야 강우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돌아섰다.
멀어지는 뒷모습엔 묘한 외로움이 배어 있어 최미숙은 한숨을 내쉬었다.
‘왜 이렇게 된건지...’
깊은 밤, 원고를 마감한 심은지는 허기짐을 느끼고 부엌으로 향했다.
뭔가 먹을 걸 찾던 그녀는 마침 가스레인지 위에 데워져 있는 삼계탕을 발견했다.
적당히 퍼지는 고기 향에 식욕을 자극받은 그녀는 곧장 한 그릇 크게 떠서 마셨다.
“은지야, 뭐 먹고 있니?”
세안을 마치고 나온 최미숙이 부엌 불이 켜져 있는 걸 보고 들어왔다.
그녀는 딸이 삼계탕을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미소 지었다.
“삼계탕이 데워져 있길래 먹고 있었어요. 너무 맛있는데요? 어떻게 만들었어요? 내일 또 해주면 안 돼요?”
심은지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하지만 그 말에 최미숙의 표정이 묘하게 굳었다.
“그거 내가 한 게 아니라 저녁에 우빈이가 가져온 거야.”
그 말에 심은지가 숟가락을 놓치자 국물이 식탁에 튀었다.
“강우빈이 가져왔다고요?”
‘진작에 눈치채야 했는데... 그래. 이 익숙한 맛, 강우빈이 아니면 누구겠어.’
심은지는 한순간 복잡한 마음이 교차했다.
그녀는 강우빈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한서연과 썸 타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세심하게 내 식사를 챙긴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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