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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회의실을 한 바퀴 훑은 심은지는 서류 몇 장을 골라냈다. “제가 준비한 작은 선물이 있습니다. 이걸 보시면, 방금보다 더 크게 웃으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녀는 첫 번째 서류를 옆으로 내밀었다. 임지현이 그것을 받아 조금 전까지 심은지를 비웃던 이사들에게 차례로 돌렸다. 처음엔 우습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서류를 받아 든 그들은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표정이 단번에 굳었다. “이, 이게...” “심 대표님, 이건 오해입니다!” “저, 저도 사실은...” 그들의 기세는 순식간에 꺾였다. 심은지와 시선이 마주치자, 몇몇 이사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동안 회사에 애써주신 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심은지는 일부러 말을 끊었다. 가녀린 체구와는 달리, 그 순간 회의실 전체를 짓누르는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 “앞으로의 문제는 임 비서님이 연락드릴 겁니다. 지금은 인사부에 가셔서 사직서를 제출하시죠.” 순간, 회의실 공기가 얼어붙었다. 뜻밖의 선언에 이사들의 얼굴이 굳어지고, 손에 서류를 움켜쥔 채 서로 눈치만 주고받았다. 마침내 임지현이 이강호 앞에 마지막 서류를 내놓았다. 정적이 흐르던 회의실에서 결국 한 임원이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저희가 물러나죠. 다만 심 대표님 말씀대로 공정하게 처리해 주길 바랍니다. 저희가 그동안 흘린 땀이 헛되지는 않겠지요.” 그들은 서류를 덮으며 심은지를 노려보다가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남은 자리에는 숨소리조차 무겁게 가라앉았다. ‘저 서류에 대체 뭐가 있길래, 다들 저렇게 순순히 물러나는 거지?’ 게다가 이사회 자리에서의 사퇴는 단순한 퇴직이 아니었다. 주식과 직권이 걸린 중대한 결정이었다. 이강호는 두 눈을 가늘게 뜨며 심은지를 주시했다. 살집 있는 얼굴 위로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는 서류를 펼쳐보지 않았음에도, 주도권이 이미 그녀에게 넘어갔음을 직감했다. 그가 움직이지 않자, 심은지도 굳이 서두르지 않았다. 그녀는 여유 있는 미소만 머금은 채 침묵으로 맞섰다. 째깍째깍. 회의실에는 초침 소리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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