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곽시훈이 막 나가자, 곧이어 한서연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그녀가 환히 미소 짓는 순간, 강우빈은 문득 심은지가 스쳐 떠올랐다.
“강 대표님, 이건 제가 어젯밤 집에 돌아가 정리한 파일입니다. 다행히 성진 그룹 백 대표님께서 한눈에 보시고 마음에 든다고 하셨습니다. 성진 그룹 27기 프로젝트를 저희와 함께 진행하고 싶다 하시더군요.”
말을 마친 그녀는 곧바로 다른 서류 뭉치를 내밀었다.
“이건 계약서입니다. 한번 검토해 보시죠.”
강우빈은 그녀를 흘깃 바라보더니 계약서를 펼쳤다. 분명 성진 그룹의 문서가 맞았다.
어젯밤 늦게까지 남아, 직접 준비했다는 사실이 의외였다. 끈질기고 성실한 여자, 역시 심은지가 길러낸 사람다웠다.
“수고했어.”
성진 그룹의 27기 프로젝트는 지역 경제 발전과 직결되는 대형 사업이었다. 강우빈에게도 결코 작은 건이 아니었다.
그의 입에서 수고했다라는 말이 흘러나오자, 한서연의 가슴이 벅차올랐다.
얼굴이 달아오른 그녀는, 들뜬 목소리로 서둘러 대답했다.
“별것 아닙니다. 앞으로도 더 노력해, 대영 그룹에 더 많은 이익을 안겨 드리겠습니다.”
대표실을 나온 그녀는 자기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
조금 전, 강우빈의 눈에 분명 자신을 향한 감탄이 스쳐 지나갔다.
‘나는 절대 은지 언니보다 못하지 않아.’
한동안 기분 좋게 웃던 그녀는 곧 백윤호의 이름을 떠올리며 눈빛을 가라앉혔다.
지난번 초대장을 얻기 위해 그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고, 이번엔 직접 도움까지 받았다.
다음번 큰 프로젝트가 생기면 반드시 그 빚을 되갚아야 할 것이다.
잠시 뒤, 그녀가 성사시킨 대형 계약 소식이 회사 안에 퍼졌다. 점심 무렵 식당에 들어서자, 사람들은 앞다투어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대표님 옆에서 서류 정리만 하던 비서가, 어떻게 구 그룹 대형 계약을 따낸 거지?”
“설마 대표님이 직접 성사시킨 걸 일부러 한 비서님 이름으로 돌린 건 아니야? 괜히 띄워주려고?”
“이러다 진짜 사모님 자리에 오르는 거 아니야?”
식판을 들고 자리를 뜨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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