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심은지는 미간을 깊이 찌푸렸다.
‘익명으로 계속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은 누구일까?’
분명 대영 그룹 안의 누군가였다. 하지만 그 사람이 한서연이 심어둔 인물은 아닌 것 같았다.
똑똑.
임지현이 문을 두드리며 최미숙의 말을 전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또 야근하시고 안 돌아가시면 직접 모시러 오겠다고요.”
시계를 보니 어느새 저녁 여덟 시가 다 되어 있었다.
“네, 알겠어요. 임 비서님, 오늘도 수고했어요.”
심은지는 더는 메시지를 누가 보냈는지, 무슨 의도였는지 따지지 않았다. 대신 앞에 놓인 파일 몇 개를 정리한 뒤 불을 끄고 자리를 떠났다.
넓은 사무실은 금세 어둠 속에 잠겼다.
____
한편, 레스토랑.
강우빈은 틈틈이 휴대폰을 확인했다.
그러나 식사를 다 마칠 때까지도, 심은지에게서 답은 오지 않았다. 그녀는 정말 그에게 아무런 반응조차 보이지 않았다.
“강 대표님, 오늘 저녁 대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식사 후, 강우빈은 직원에게 부탁해 한서연을 태울 차량을 불러 두었다. 굳이 직접 데려다줄 생각은 없었다.
한서연의 눈빛에는 잠시 부끄러운 기색이 스쳤다.
그때, 강은우가 옆에서 눈을 비비며 중얼거렸다.
“아빠, 저 졸려요.”
처음에는 한서연이 곁에서 놀아주었지만, 나중에 레스토랑에 모여든 또래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던 탓에 피곤이 몰려왔다.
밤 열 시가 가까워지자, 졸음을 참기란 당연히 어려웠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우빈은 몸을 굽혀 아이를 안아 들었다.
그러고는 한서연을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아이를 품에 안고 차 뒷좌석에 탔다.
한서연은 속으로는 불만이 치밀었지만, 겉으로는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강 대표님, 안녕히 가세요. 은우야, 잘 자.”
그녀는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이제는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강우빈이 자신과 저녁을 함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큰 진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강은우는 금세 잠들었다.
집에 도착해서 아이를 억지로 깨운 뒤, 눈을 반쯤 감은 아이를 붙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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