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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이제 조현아는 대표님의 개인 연락처를 가진 사람이 되었다. 강우빈은 곧장 회의실로 들어섰다. 지각에 대한 설명은 단 한마디도 없었고, 그 누구도 감히 이유를 묻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뒤, 그는 곽시훈을 불러 사무실로 들였다. “한성 그룹 쪽에, 몇몇 사람을 심어 두고 싶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곽시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대표님, 설마 불법적인 일을...? 이건 감방 갈 일인데!’ 강우빈은 그의 오해를 단번에 눈치채고 차갑게 눈길을 흘렸다. “내 말은, 은지의 동향이나 몸 상태를 언제든 알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하는 거야.” 그제야 곽시훈은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진짜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전에 지시한 건은 어때?” “네, 이미 경호원 두 명을 채용해 사모님 주변을 은밀히 지키고 있습니다.” 강우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시가 끝나자, 곽시훈은 곧장 밖으로 물러났다. 혼자 남은 강우빈은 휴대폰을 들어 메시지를 보냈다. [임신부의 기분을 좋게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편, 홍보팀 자리로 돌아온 조현아의 휴대폰이 ‘띵’ 소리를 냈다. 화면을 확인한 순간, 그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숨을 고르듯 살폈다. ‘대표님이 왜 이런 걸...’ 조현아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자신이라면, 출근은 제쳐두고 소파에 드러누워 드라마를 보며 마음껏 자는 게 최고일 터였다. 옆에서 남편이 시중까지 들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질문이 ‘한서연’을 위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그녀는 신중히 고민한 끝에 답장을 보냈다.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는 게 아닐까요? 함께 행사에 가거나 공식 석상에 동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 답장을 확인한 강우빈은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어딘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확히 뭐가 잘못된 건지는 짚어내지 못했다. 다만 분명한 건 지금 심은지가 자신을 보길 거부할 뿐 아니라, 아들 강은우까지도 만나길 꺼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내가 곁에 있는 게 정말 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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