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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장

꽃밭에는 매화의 은은한 향기가 가득했고 찬바람은 흩날리는 눈보라와 함께 몰아쳤다. 눈송이가 이소현의 머리카락에 가볍게 가라앉더니 이내 녹아 사라져 버렸다. 이소현은 바람으로 인해 몸이 휘청거렸다. 독감기가 제대로 낫지 않은데다 찬바람에 오랫동안 서 있었으니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강지태의 답을 듣고 나자 눈가의 상심을 거두고 난 이소현은 강지태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래. 앞으로는 착용하지 마.” 강지태는 숨이 조여왔다. 이소현의 작은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강지태의 귓가로 들려왔다. 애써 억눌린 울음소리는 상대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 “나도 다 알아. 사랑할 때는 뜨겁게 사랑했을 거고 이제 사랑하지 않으니 이런다는 거.” 강지태는 등줄기가 갑자기 서늘해지더니 빠르게 사지로 퍼져나갔다. 이소현은 체념한 사람처럼 눈 밑에 처량함이 깃든 평온함이 서려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어. 분명 절대 날 떠나지 않겠다고 하던 사람이 갑자기 변한 이유를 모르겠는 거야. 오빠가 어쩌면 말 못 할 사정은 있는 건 아닌지 의심도 했었어. 그런데 오빠가 나더러 착각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래서 나도 이제는 받아들일 거야. 사람 사이라는 게 말 한마디로 설명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 심장이 조여오는 강지태는 상처를 입은 듯해 보였다.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을 때만이 맹세가 성립되는 거지.” 이소현의 목소리는 하도 가벼워 바람에 불면 소리 없이 사라질 정도였다. 그는 순간 무서워졌다. 부원주의 일을 해결하고 어쩌면 그녀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진 것이다. 이소현이 없는 미래는 상상할 수 없다. 그녀는 눈보라를 사이에 두고 강지태의 눈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잠시 후 그녀는 눈웃음을 치더니 경쾌한 어조로 말을 건넸다. “강지태! 행복하길 바래.” 눈빛이 흔들리고 있는 강지태는 손을 뻗어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해 보였다. 헌데 그녀는 벌써 미련 없이 돌아섰고 와인색 스카프의 숱은 그의 손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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