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장
왕소정은 표정이 약간 굳어버렸다.
설마 그토록 기대해 왔던 맞선이 이대로 끝난 건가?
말하던 사이 강지태는 서류를 들고 내려와 곧장 문을 나서려 했다.
“지태야, 거기 서.”
마님은 엄숙한 어조로 소리를 쳤다.
강지태는 고개를 돌려 손에 든 서류를 흔들어 보였다.
“할머니, 방금 전화 받으셨잖아요? 정말 급한 일 있어요.”
어르신은 차가운 어조로 답했다.
“네가 시킨 짓인 걸 모를 줄 알아? 시치미 뗄 생각하지 마! 오늘 무조건 같이 밥 먹어야 돼!”
꼿꼿이 서 있는 강지태는 담담하게 임했다.
“그래요. 그럼 시치미 떼지 않을게요.”
그는 곧장 왕소정한테로 시선을 돌리며 싸늘하게 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저는 강지태라고 해요. 오늘 맞선 자리인 줄 전혀 몰랐던 상황인데다 맞선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어요. 다시 말해 지금은 그 누구와도 연애나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소리예요. 그러니 저한테 더는 시간 낭비하지 말았으면 해요.”
왕소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강지태는 그 말만 남긴 채 남은 사람들 표정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리를 훌쩍 떠나버렸다.
“너! 너 거기 서! 강지태!”
마님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강지태는 곧바로 그들의 시야에서 멀어졌다.
왕씨네 가족들도 화가 치밀었다.
왕씨네 어르신은 식식거렸다.
“아무리 권세가 하늘을 찌른다고 해도 이렇게 사람을 모욕하면 안 되죠! 우리 손녀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분명 당신 집안에서 우릴 손님으로 초대했으면 되레 우리가 당신 집안에 빌붙는 격이 돼 버렸네요?”
짜증이 밀려오는 마님은 방금의 차분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임달현이 나서서 사과했다.
“이번 일은 지태가 잘못한 거예요. 저희가 대신 사과할게요. 노여움 푸세요.”
왕씨네 가족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노발대발했고 결국 마님이 보상을 푸짐하게 해 주고 나서야 분노를 잠재울 수 있었다.
강씨네가 왕씨네 집안 사람들 감정에 신경을 쓰는 게 아니라 체면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마님은 사과하지 않으면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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