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3화 말이 안 통해
전화가 연결되고, 시끄러운 와중에 한 중년 여자가 주솔이의 목숨을 내놓으라며 분노에 차 버럭 대는 소리가 들렸다.
“여보, 거기 상황은 어때?”
하천이 물었다.
주가을은 그나마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말했다.
“하영이가 다치게 한 그 학생 왼쪽 눈이 멀어서 지금 수술 중이에요. 그리고, 갈비뼈도 하나 부러졌다는 걸 봐서 꽤 심각하게 다친 모양이에요.”
“여보, 하영이는 찾았어요? 7살밖에 안 된 애가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어요?”
전화기 너머 주가을은 걱정스러우면서도 다급한 마음에 다소 흥분한 상태였다.
그 말을 들은 하천의 마음도 철렁했지만, 애써 침착함을 되찾으며 말했다.
“가을아, 하영이가 이미 나한테 얘기해 줬어. 상대 아이가 먼저 괴롭힌 거야. 하영이가 손을 댄 것도 자기 의지로 한 게 아니라고. 그쪽 부모는 뭐라고 해?”
주가을이 말했다.
“도소보 외할머니라는 사람이 하영이 목숨 내놓으라고 난리예요. 보아하니 상대도 꽤 힘 있는 집안에, 이곳 청주 사람들이 아닌 것 같아요.”
“하영이의 목숨을?”
하천은 차가워진 어투로 말을 이어갔다.
“어떤 식으로든 배상을 원한다면 해주겠지만, 그쪽에서 하영이를 다치게 하려는 건 절대 안 돼.”
하천은 너그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자신의 딸에 관련된 일이었다.
하영이 연필로 같은 반 친구의 눈을 찌른 건 잘못된 행동이지만, 도소보라는 상대 아이가 거듭해서 하영이를 건드리지만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그런데, 그쪽 집안에서 하영이의 목숨을 원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천이 말했다.
“여보, 상의할 생각이 있다면 잘 얘기해 봐. 얼마를 원하든 기꺼이 줄 테니까. 그리고 우리 쪽도 얼마든지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전해.”
“하지만, 하영이를 건드린다면 더 이상의 상의는 없어.”
주가을과 얘기한 후 하천은 임수연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를 잘 지키라고 명령했다. 만약 상대가 주가을에게 어떠한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한다면 당장에 그녀를 데리고 돌아오도록 말이다.
천왕궁 18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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