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2화 너였구나
“그래서 뭐?”
이 순간 나권과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아주 나쁜 예감이 떠올랐다.
강도원 일행이 기름통을 터뜨렸을 리는 없고, 홍마 그들이 직접 자기네 기름통을 터뜨렸을 리도 없으니 가능성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
나권은 급히 무전기 하나를 꺼내서 무전기 쪽에 대고 소리쳤다.
“랑위, 대답해, 대답하라고.”
지지직-
무전기 너머 날카로운 전류 소리가 나더니 곧 낮은 중저음 목소리가 들렸다.
“시끄러워 죽겠네. 귀찮게 하지 말라고.”
“랑위가 아니야. 당신 누구야?”
무전기 너머로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에 나권은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 그는 랑위와 부하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랑위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고, 동시에 랑위의 부하들 중 누구의 목소리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허허, 들켰네.”
무전기 반대편에서 놀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된 이상 그도 더 감출 필요가 없었다.
“내 추측이 맞다면 넌 과거 두신 권투장의 사장 나권이지. 난 하천이야, 내 이름을 기억하겠지?”
“하천!”
나권은 흠칫했다. 그는 당연히 하천을 알고 있었고, 두신 권투장이 강려에게 들킨 것도 이 하천 때문이었다.
“너구나, 랑위와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했어?”
“당연히 죽였지.”
무전기 반대편에 있던 하천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놈들과 함께 어울려 놀겠어? 우린 절벽 반대편에서 올라가서 이쪽에 배치한 사람들을 죽이고 기름통을 폭파했으니 이제 단두 절벽을 지키고 있는 너희 사람들을 모두 죽일 거야.”
“감히…….”
나권은 이미 격분한 상태였지만 옆 의자에 앉아 있던 신낙은 이 대화를 듣고도 여전히 침착했다.
“대장님, 제가 지금 부하들을 이끌고 놈들을 처리하러 가겠습니다.”
나권은 화를 내며 손에 들고 있던 무전기를 바닥에 팽개친 뒤 부하들을 이끌고 그곳으로 가려 했다.
그러나 신낙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권의 어깨를 손으로 꾹 눌렀다.
“이미 늦었어.”
그렇게 말하면서 신낙은 고개를 들어 붉게 물든 하늘의 보름달을 바라보더니 감탄을 내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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