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5화 큰 개
하천이 시원하게 웃는 모습을 본 엄여수는 그를 이길 수만 있었어도 지금쯤 하천과 싸웠을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괴롭히는 게 어디 있어.’
농담은 제쳐두고 해야 할 일은 바로 해야 했다.
하천은 바로 지도를 꺼내며 말했다.
“GPE가 표시해 준 길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지만, 이 왕궁 안의 지뢰밭을 표시해 줬어. 그 지뢰밭 하나하나가 이 왕궁 안에서 아주 중요한 곳이고 경비병들이 많이 지키고 있을 테니 그런 곳은 피하도록 하자.”
“이 왕궁은 작지도 크지도 않아서, 일단 경비병들에게 발각되면 곧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질 테고, 그렇게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곤란해질 거야.”
“네.”
엄여수도 고개를 끄덕이며 왕궁 지도를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쳐다보았고, 곧 두 사람은 함께 최적의 경로를 다시 계획했다.
“여기서 왕궁 극장까지는 1킬로미터 정도인데, 정상적으로 걸으면 10분 정도 걸리지만, 우린 지뢰밭을 많이 우회해야 해서 20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이쪽으로 가자.”
엄여수가 말했다.
“벌써 아홉 시가 조금 지났으니 늦게 가면 샴 왕은 이미 극장을 나갔을 테고, 그러면 또다시 찾아야 할 겁니다.”
“그래.”
하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도의 모든 위치를 기억한 후 휴대폰을 넣었다.
“가자.”
두 사람은 바로 속도를 높였다. 엄여수는 여장한 옷차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상의를 벗고, 머리에 쓰고 있던 가발을 버렸다.
하천도 걸으면서 얼굴에 붙이고 있던 콧수염을 떼어냈다.
곧 두 사람은 하인들의 쉼터를 지나 저쪽 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하천과 엄여수가 동시에 눈살을 찌푸리며 걸음을 멈췄다.
“이런 젠장…….”
하천은 무의식적으로 욕설을 내뱉었고, 순간 그의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엄여수도 너무 놀라서 이마에 땀이 나고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꼭 지뢰를 밟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두 사람 바로 앞 가로수 옆에서 사람 키의 절반 정도 되는 큰 개 한 마리가 시뻘건 눈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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